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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거액 연구비 받아 챙겨놓고…연구 보고서 돌려 썼다

<앵커>

국가과학자로 뽑힌 남홍길 교수는 방금 들으신 대로 기초과학연구원, IBS의 연구단 단장이기도 했습니다. IBS가 어떤 데냐 하면 우리나라 기초과학 분야의 최고 학자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지난 8년 받은 정부 지원금이 1조 원이 넘습니다. 남 교수는 이렇게 학자로서 명예뿐 아니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받아왔는데 이번 정부 감사 결과, 문제는 연구비 유용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계속해서 정혜경 기자입니다.

<기자>

2015년 1월 남홍길 단장이 기초과학연구원, IBS에 제출한 연구단 사업실적 보고서 일부입니다.

식물의 나이, 빛의 정도 등 여러 조건 속에서 세포 노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연구한 내용입니다.

비슷한 시기, 남 단장이 소속 대학에서 주관한 또 다른 연구 사업에 제출한 보고서.

실험 사진은 물론 결과를 설명하는 단어 배열, 문장 구조마저 흡사합니다.

2018년 제출한 성과 보고서에는 연구단 소속 다른 학자가 2년 전 제출한 다른 연구사업 보고서가 그대로 들어갔습니다.

과거 연구 성과를 최근에 수행한 것처럼 허위 보고한 것입니다.

과학기술부는 감사 결과 남 단장이 '표절' 또는 '중복 게재' 식의 연구 부정을 수차례 저질렀다고 판단했습니다.

IBS 내부 규정상 연구인력은 연구단 과제 이외에 다른 연구사업에 참여할 경우 그 사업에서 인건비와 연구수당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남 단장은 같은 연구 내용으로 연구비를 중복해서 타낸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연구단은 매년 IBS에 사업 성과보고서를 제출하고 평가를 토대로 예산을 책정받습니다.

연구비 책정을 위한 성과보고서 검증이 허술했던 것입니다.

[IBS 관계자 : 과기부 감사 결과를 저희가 봐야 하고요. 거기서 조치가 나오면 상응하는 조취를 취해야(할 듯합니다.)]

과기부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IBS에 연구비 중복 수령을 막고 성과 심사를 강화하도록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할 방침입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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