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필벌 분명한 金, 文보다 낫다"…"제명하라"

<앵커>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의 책임을 물어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 실무팀을 처형했다, 오늘(31일) 조선일보가 탈북자들의 전언이라며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협상 총괄 김영철은 노역형, 대미 특별대표였던 김혁철은 총살됐다는 내용인데 우리 당국은 추적 중이다, 확인해 드릴 사안이 없다라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한국당 정책위의장인 정용기 의원이 신상필벌이 분명하다는 점에서는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낫다고 말해 정치권에 큰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정윤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문제의 발언은 자유한국당 의원-당협위원장 연찬회에서 나왔습니다.

정용기 정책위 의장은 '외교 관계가 엉망이라 강경화 장관 등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북한의 숙청을 신상필벌에 빗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용기/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 국가를 이끌어가려면 신상필벌이 분명해야 됩니다. 김정은이가 우리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

한국당 인사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습니다.

[옳소! 옳소!]

하지만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은 이른바 '역대급 망언이다' '정 의장을 제명하라'는 등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이해식/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폄하하더니 이제는 대놓고 대통령을 비하하고 조롱하고 있습니다.]

[김정화/바른미래당 대변인 : 국익을 넘어 이적행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다 하다 별의별 막말이 등장한 것입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대응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발언 3시간 만에 서둘러 사과했지만,

[황교안/자유한국당 대표 : 부적절하고 좀 과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저희가 국민들에게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정 의장 본인은 발언 전체를 봐달라며 과한 말이 아니라고 버텼습니다.

[정용기/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 (대통령께서) 잘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야당 국회의원으로서 이야기를 한 거 아니겠습니까?]

가뜩이나 꽉 막힌 정치권에 오늘 막말 파문까지 겹치면서 6월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협상은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이승환, 영상편집: 최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