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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 따기'인 한국행…비자 브로커 판치는 몽골

<앵커>

몽골에 있는 한국 대사의 갑질 논란과 함께 비자 발급을 둘러싼 비리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사자인 대사는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고 경찰은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직접 몽골에 가 있는 저희 취재기자가 비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습니다.

울란바토르 현지에서 전연남 기자입니다.

<기자>

몽골 울란바토르 시내에 있는 한국 비자 발급 대행업체입니다.

평일 낮시간인데도 상담 창구는 비자 신청을 위해 찾아든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지난해 한국행 비자를 신청한 몽골인은 15만 명. 무려 몽골 전체 인구의 5%에 달합니다.

비자를 받는데 평균적으로 90일 정도나 소요되는 데다, 신청자 가운데 절반쯤만 허가를 받고 있어 몽골인들 사이에서 한국행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입니다.

[몽골 현지인 :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 3개월 정도 기다려야 하는데, 3개월 지났는데도 결과가 안 나옵니다.]

비자 발급에 이렇게 오래 걸리는 속사정은 따로 있습니다.

신청비자 대부분은 석 달 체류가 가능한 관광비자. 하지만 상당수 입국 목적은 불법 취업이다 보니 심사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심사에 요구되는 서류를 위·변조해 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6월 한 달 동안 대사관이 적발해 경찰청에 고발한 서류 위조자만 800명이 넘습니다.

[박성원/몽골 비자대행업체 사장 : 높은 급여를 받을수록 아무래도 비자가 발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위조된 '사회보험 납부조회서'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는 사이 몽골인들을 대상으로 한국 비자를 받아주겠다며 수백만 원을 받는 브로커 업체가 150개가 넘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정재남 몽골 대사가 비자 브로커와 관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녹취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브로커 추정 인물 : (비자 발급 담당 영사가) 대사가 그때 비자를 주라고 했는데, 불허를 시켰다는 걸 떠벌리고 다녀. 그러면서 내가 (대사한테) 부탁한 건지는 몰라 그걸.]

정 대사는 국익 차원에서 비자 발급을 도와줬을 뿐이라며 브로커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외교부는 다음 주 몽골에 감사 인력을 파견할 예정인 가운데, 비자 브로커 문제를 양국 간 주요 현안으로 설정해 외교부가 직접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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