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석유공사, 정부 지침 어기고 영어권 파견 직원에도 학자금 지원

석유공사, 정부 지침 어기고 영어권 파견 직원에도 학자금 지원
한국석유공사가 영어권 학자금 지원을 금지하는 정부지침을 어기고 영어권 국가 파견 직원의 자녀에게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1억 5천여만 원을 지원하는 등 경영을 방만하게 해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7일) 감사원이 공개한 '한국석유공사 기관운영감사'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2013년 '공공기관 방만경영 정상화계획 운용지침'을 제정하면서 공기업 해외파견자의 자녀 학자금을 '공무원 수당 규정'에 따라 지급하게 했습니다.

공무원 수당 규정은 자녀 학자금 지급 대상에서 미국·영국·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 학교를 제외합니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비영어권과 달리 국제학교가 아닌 일반 공립학교를 보내도 돼 학비가 적게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석유공사는 자체 학자금 지급 규정을 영어권 국가를 제외하도록 개정하지 않았고, 기재부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제도 개선을 권고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학자금을 지원해왔습니다.

감사원은 석유공사 사장에게 "영어권 학교를 제외하도록 학자금 지급 규정을 개정하라"고 통보하고, "상위 지침에 위반되는 내부 규정을 개정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일이 없도록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습니다.

석유공사가 품질 기준에 미달하는 원유 81만 배럴을 서산지사 지상탱크에 개선 조치 없이 그대로 보관하는 것도 지적됐습니다.

'비축유 관리 절차서'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연 1회 비축원유 정기품질검사를 통해 부적합품으로 판정되면 원인을 분석하고 조치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서산지사 지상탱크에 저장하는 원유의 끈적임 정도를 뜻하는 점도는 50cSt 이하, 응고되는 온도인 유동점은 영하 18도 이하로 관리해야 합니다.

서산지사는 2017년 4월 정기품질검사 결과 지상탱크에 보관한 원유 58만 배럴이 취급 기준에 미달하는 것을 확인하고도 부적합 원유를 그대로 보관했습니다.

여기에 같은 해 5월 다른 지상탱크에 있던 원유 32만 배럴이 이 탱크에 추가로 이송되면서 총 81만 배럴의 부적합 원유를 보관 중이었습니다.

감사원은 이에 "조속한 시일 내에 품질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습니다.

이밖에 석유공사는 사옥관리·비축지사 경비, 구내식당 조리인력 관리, 가스전관리사무소 경비 등 4개의 단순노무 용역계약에서 계약 상대방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특약 34건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례로 비축지사 경비용역 계약에는 '용역 수행 중 결원 발생 시 1인당 용역단가의 200%를 공제한다'는 특약이 담겨 있습니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계약 상대자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앞으로 계약 체결 시 부당특약을 정하거나 하도급 계약에 부당특약이 있는데도 방치하는 일이 없게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