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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넘치지만 편치 않은 '폐업 정리'…불황의 역설

<앵커>

불황 속에서도 일감이 넘치는 곳이 있습니다. 이른바 폐업 정리업체입니다. 자영업자들이 처한 냉혹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김희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안산의 한 대형 폐업 정리업체입니다. 5층 건물을 다 채우고도 모자라 옥상이며 마당이며 온갖 집기들이 가득합니다.

모두 문 닫는 가게에서 나온 물건들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박제원/폐업 정리업체 사장 : 하루에 (폐업) 견적을 2~3건 봐요. 상담은 더 많이 하죠. 보통 열 군데 정도 들어와요.]

처음에는 아내랑 둘이 운영했는데 일손이 모자라 종업원을 10명이나 뒀습니다.

돈 버는 재미에 힘든 줄 모르지만 문을 닫는 가게의 사연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박제원/폐업 정리업체 사장 : 이런 건 참 깨끗하죠. 이거 1년도 안 쓴 건데… 동태탕 집을 한다고 한 건데 임대료 때문에…안쓰럽더라고요.]

폐업 가게가 많아지면 인테리어 철거업체도 바빠집니다. 건물주들이 가게 외관을 원래대로 해놓아야 세입자 보증금을 돌려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김영일/폐업 철거업체 사장 : 작년 같으면 한두 분 있을까 했는데 금년에 벌써 네분이에요. 이런 집은 폐업인데 마음이 좋겠습니까.]

취재 중 만난 한 자영업자는 오르는 재료비, 인건비에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고 말합니다.

[박은아/폐업 김밥집 사장 : (창업을) 안 하는 게 돈 버는 거라고. 네. 안 하는 게 돈 버는 거라고요.]

지난해 국세청 발표 자료를 근거로 산출한 자영업 폐업률은 13.8%.

[안진걸/민생경제연구소 소장 : 아파트 주민 100명이 있는데 그중에서 1년 지나자마자 13~14명 해고됐다 그럼 동네가 굉장히 초상집분위기 아니겠습니까.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여러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최고 200만 원까지 폐업 철거비용을 지원하고 있지만, 폐업하는 곳이 너무 많아 예산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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