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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사] 종이책과 전자책, 사랑과 연애 '논-픽션' (Doubles vies, Non-Fictio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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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책영사 76 : 종이책과 전자책, 사랑과 연애 '논-픽션' (Doubles vies, Non-Fiction, 2018)

이번 주 [책영사: 책과 영화 사이]에서는 영화 '퍼스널 쇼퍼'로 제69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신작 <논-픽션>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은 전작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영화로 극장가를 찾았습니다. <논-픽션>은 급변하는 사회 그리고 관계 속에 있는 프랑스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제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과 제43회 토론토국제영화제 특별한 발표 부문에 초청됐습니다.

파리의 성공한 출판사 편집장인 알랭은 종이책과 이북 사이에서 고민하며, 종이책의 위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작가 레오나르는 그에게 자신의 책을 출간해 달라고 것을 요청하죠. 하지만 알랭은 늘 자신의 전 애인을 소재로 삼아 소설을 쓰는 레오나르와 그의 책을 탐탁지 않게 여깁니다. 이에 알랭의 아내이자, 꽤 인기 있는 드라마로 이름을 알린 배우인 셀레나가 레오나르를 지지하며, 그의 책을 출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며 알랭을 설득합니다. 그렇게 레오나르의 소설 <마침표>는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셀레나는 왜 레오나르를 지지해줬을까요? 사실 그 둘은 오래전부터 내연관계였습니다. 놀라운 건, 알랭도 그의 회사에서 디지털 마케터로 일하는 로르와 비밀스러운 관계를 이어가고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들은 배우자의 외도를 눈치채고 있으면서도, 이에 분노하거나 별다른 감정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냥 흘러가게 두는 것이죠. 물론 이 영화는 불륜영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건설적인 질문들을 던지는, 지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이 쿨한 듯 막장 같은 관계 속에서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실존적인 고민과 변화들을 복잡하지 않게 풀어냅니다.

<논-픽션>의 원제는 'Doubles vies(이중생활)'입니다. 이 원제처럼 영화 속에는 계속해서 대립하는 두 가치가 등장합니다. 픽션과 논픽션, 디지털과 아날로그, 이상과 현실, 대중성과 예술성 그리고 사랑과 또 다른 사랑까지. 영화는 이 대립들을 '대화'라는 장치를 통해 지루하지 않게 풀어냅니다.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 보니—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거의 '대화'이다 보니—, 각각의 내러티브가 깊지 않다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관객의 입장에서는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어디까지 진지해져야 하는가, 어떤 관점으로 어떤 깊이로 영화를 봐야 하는가'하는 고민의 기로에 놓이기도 합니다.

'영화에서까지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해?"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 <논-픽션>은 우리의 일상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일상과 맞닿아있는 질문들을 던지죠. 그래서 '파리지앵들이 열띤 토론을 펼치는 카페 한가운데에 뚝 떨어진다면 이런 기분일 거야'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상영 시간 내내 휘몰아치는 '토크버스터'를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쿨함과 지질함을 오가는 파리지앵들의 모습을 보고 싶으시다면, 영화 <논-픽션>은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글: 인턴 설선정, 감수: MAX, 진행: MAX, 출연: 남공, 안군, 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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