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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들 내몬 '다판다'…유병언 일가 입김 있었나

<앵커>

세월호 사건의 핵심 인물이었던 유병언 씨 기억하시죠. 그 장남 유대균 씨가 지금 최대주주로 '다판다'라는 회사를 갖고 주로 건강보조식품하고 생활용품을 팔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가 계약이 끝나가는 대리점 몇십 곳에 연장 계약을 안 하겠다고 통보를 해서 논란입니다.

측근들을 앞세워서 뭔가 꿍꿍이를 꾸미고 있다고 대리점 주인들이 저희한테 제보를 해왔는데, 백운 기자가 확인해봤습니다.

<기자>

20년 동안 '다판다' 가맹점을 운영해 온 박 씨는 한 달 전 본사로부터 가맹계약 연장거부 통보를 받았습니다.

제품 공급이 끊기는 바람에 창고에는 빈 상자만 가득합니다.

['다판다' 가맹점주 : 아니 뭐 황당하죠. 지금 어떻게 보면 제가 30대 중반에 이 일을 시작해서, 지금 50대 중반을 넘어서는데, 평생 사실 이것만 해왔잖아요, 제가요.]

박 씨처럼 계약이 끊기게 된 가맹점은 60곳이 넘습니다.

유병언 회장의 장남 유대균 씨가 최대주주인 '다판다'는 세월호 참사 직전까지는 연 매출이 400억 원대인 알짜 회사였습니다.

이익 잉여금이 아직도 180억 원 가까이 남아 있습니다.

'다판다' 본사는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적자가 쌓여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가맹 계약 연장을 거부한 겁니다.

그런데 이런 조치의 속내는 따로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유병언 일가가 '다판다'의 이익 잉여금은 물론, 안정적인 수익을 내 온 영업망을 직접 챙기려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10월 구원파 금수원에서 열린 종교행사에서 세모그룹 대표 한 모 씨는 '다판다' 가맹점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한 모 씨/'세모' 대표 (2017년 10월 금수원 종교행사) : (故 유병언) 회장님 뜻을 이루는 회사를 세모로 집중시키는 그런 그릇을 이루기 위해서, 세모는 앞으로 독자적으로 영업을 해나갑니다. (영업을) 해나가는 데 있어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다판다'와 계약이 돼 있는 그런 대리점들이 있고….]

이 발언을 했던 세모그룹 경영인은 지난 4월 '다판다' 대표를 맡았고, 세모의 사내이사 2명도 최근 '다판다'의 사외이사로 들어왔습니다.

[한 모 씨/'세모' 대표 : (다판다) 주주들 생각이에요. '(다판다에) 세모 이사들이 들어와서 일하는 게 낫겠다'라고 해서.]

가맹점주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5년 동안 온갖 어려움을 참아왔는데, 이제는 유병언 일가가 세모를 앞세워 가맹망까지 통째로 먹으려 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철저히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석근배/변호사 : (수십 개 가맹점에) 일괄적으로 가맹 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로 보입니다. 과연 어떤 사유로 이렇게 한 것 인지 규제 당국의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대해 다판다 측은 가맹 계약 연장을 거부한 것은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유병언 일가의 세모를 위한 조치는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한일상,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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