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총수 조원태' 합의 못했다…한진 경영권 안갯속

한승구 기자 likehan9@sbs.co.kr

작성 2019.05.09 10:5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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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경제부 한승구 기자와 함께합니다. 한 기자, 어서 오세요. 어제(8일) 고 조양호 회장이 별세한 지 꼭 한 달 만에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설이 흘러나왔네요.

<기자>

'가족들끼리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고 유언을 했다는데요, 아들 조원태 사장이 회장으로 바로 취임하면서 저렇게 조용하게 마무리되나 싶었는데 다른 사정이 조금 있는 것도 같습니다.

원래 오늘 공정위가 대기업집단 현황하고 동일인이라는 것을 지정해서 발표할 예정이었습니다. 동일인이라는 말이 좀 생소할 수 있는데, 공정위가 얘기하는 동일인은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것입니다.

꼭 대주주만 동일인이 되는 것은 아니고 추상적인 것 같아도 시행령에 보면 여러 요건이 있습니다.

작년에도 공정위가 삼성 동일인은 이건희 회장이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이다, 그리고 롯데는 신격호 회장이 아니라 신동빈 회장이라고 직권으로 변경을 했습니다.

당연히 건강 문제를 고려했겠죠. 이게 왜 중요하냐면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받는 여러 가지 규제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계열사들끼리 돌려가면서 자본금을 내서 결국 그룹이 동그란 고리 모양이 되는 순환 출자 형태를 만든다든지, 계열사 간의 일감 몰아주기라든지 이런 것들은 못 하게 돼 있잖아요.

그러면 여기서 얘기하는 계열사의 범위가 어디까지냐, 이건 그룹의 동일인, 그리고 동일인의 4촌 이내 인척, 특수관계인이라고도 하는데,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계열사들 지분을 봅니다.

그러니까 누가 동일인이냐에 따라서 특수관계인도 달라지고 더 나아가서 그룹의 범위, 규제의 대상까지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한진그룹에도 말씀하신 새 동일인이 지정이 돼야 되는데 아직 그게 안 됐다, 이 말씀이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진그룹의 동일인은 고 조양호 회장이었습니다. 다음 동일인은 조원태 회장이 되겠지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한진그룹이 이 자료를 공정위에 못 냈다는 거예요.

한진만 못 냈다는데 기한 내에 자료를 못 낸 기업이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인 데다가, 못 낸 이유도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서라고 공정위에 설명을 했다고 합니다.

내부적인 의사 합치라고 하니까 재산 상속이든 경영권이든 유족들 간에 이견이 있다는 게 노출된 것입니다. 민법에 보면 유족들에 대한 상속 비율은 정해져 있습니다.

배우자한테 1.5, 자녀한테는 1, 원래대로라면 부인 이명희 씨한테는 1.5, 그리고 조현아, 조원태, 조현민 삼 남매한테는 1씩 상속이 돼야 됩니다.

비율로 보면 3:2:2:2가 되는데, 물론 법보다 앞서서 조양호 회장이 상속 비율에 대해서 별도의 유언을 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렇다 보니까 물의를 일으키고 일선에서 물러났던 자매들이 경영에서 일정 정도의 역할을 원하는 것 아닌가, 지분은 몰아주기로 했는데 다른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가 정리가 안 된 것 아닌가, 오늘 신문들 봐도 벌써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옵니다.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이 삼 남매가 지금은 각각 2.3% 내외로 많지도 않은 데다 거의 차이가 없고 그동안 또 주가가 많이 뛰어서 상속세도 많이 더 불어났을 것 같은데 이런 사정들이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렵게 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있습니다.

<앵커>

가족끼리 어떤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만, 어쨌거나 대한항공 같은 경우에 사모펀드하고의 경영권 분쟁이 예상됐었고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이렇게 되면 일가에 분리해질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내년 봄에 조원태 대표의 임기가 걸려 있는 한진칼의 주주총회가 열립니다. 지금 사모펀드 KCGI 지분이 14.98%인데, 그때까지는 조금씩 계속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이미 삼 남매 지분하고는 비교가 안 되고,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에도 지분이 더 늘었다고 공시를 한 상황입니다.

고 조양호 회장의 지분이 17.84%니까 이걸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이 집안이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고, 유지할 수도 있고, 계열 분리가 될 수도 있고 그렇습니다.

일단 공정위가 한 주 미뤄서 다음 주에는 동일인을 지정하겠다고 하니까 한진그룹이 그동안 어떤 자료를 낼지는 지켜봐야 되는 상황입니다.

만약에 이때까지 제출이 안 되면 공정위가 직권으로 동일인을 정하고 제출 안 한 관계자들은 고발하게 됩니다. 그래서 정부는 누구를 동일인으로 볼지, 누굴 책임자로 보고 고발하게 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