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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강 건너는 국회…'20대 국회' 결말은?

[취재파일] 강 건너는 국회…'20대 국회' 결말은?
국회에서는 항상 싸웁니다. 일이 생길 때마다, 통과의례처럼 싸웁니다. 국회의원들이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 자체가 협상 과정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으르렁대지만, 이들의 실제 모습은 비공개 협상장에서 나타납니다. 달래기도 하고, 회유하기도 하고, 사과하기도 하고, 또는 진심으로 싸우기도 합니다. 때문에, 정치인들은 공개된 장소에서 나오는 말이나 모습으로 서로 상처받지 않습니다.

대신, 불문율이 있습니다. 서로 진심을 보여줬던 그 모습, 비공개 장소에서 있었던 일 만큼은 웬만해서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불문율이 깨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서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단 신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첫 시작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였습니다. 어제 아침 긴급 의원총회에서 김관영 원내대표의 협상장 발언을 공개한 것입니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협상장에서 바른미래당이 자속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패스트트랙은 자신의 소신이라면서도 자신이 민주당에 갈 수도 있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연히 김 원내대표는 반발했습니다. 자신이 나중에 한국당에 갈 수도, 민주당에 갈 수도 있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소수정당을 위한 것이니 추진해야 한다는 말을 왜곡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런데, 김 원내대표도 한 발 더 나갔습니다. 어제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협상장에서 한국당으로 오라고 수차례 얘기했다고 이야기 하더니, 오늘 아침에는 바른미래당 비공개 의원총회 녹취를 공개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김 원내대표의 으름장은 어제 지상욱 의원의 발언 때문이었습니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오신환 의원을 사보임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다며, 의원총회 때 메모를 공개한 것입니다. 그러자 김 원내대표는 오늘 아침 방송에서 "나에게 약속하라고 소리치기만 했을 뿐 나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녹취가 있으니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지상욱 의원은 "공개하라"고 맞섰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공개의 공개'로 국회 상황이 되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되고는 있지만, 오히려 또 다른 통합의 길이 열리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탄핵 이후 서먹하기만 했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자연스럽게 공조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어제 저녁, 오신환 의원 사보임계를 막겠다고 국회 의사과에 진을 치고 있는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이 방문했습니다.
24일 사보임 신청서 제출처 국회 의사과 모여앉은 바른미래당 의원들 (사진=연합뉴스)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옛 바른정당의 상징이었던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를 하고 오늘 아침 일찍부터 의사과에 다시 진을 쳤습니다. '패스트트랙 반대'라는 같은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국회 의사과는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정개·사개특위 회의장 등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나눠 맡는 모습이 연출된 것입니다.

20대 국회가 한 편의 소설이라면 그 결말은 '2020년 4월 15일 총선에서 승리해 21대 국회의 문을 행복하게 열어젖혔습니다'일 것입니다. 다만, 행복의 문을 열어젖히는 쪽이 누가 될지는, 유권자가 정할 '인터렉티브 소설'일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 소설의 '절정' 부분에 들어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주인공만 빼고 결말은 정해져 있는 이 소설의 빈 부분 - 절정부터 결말까지가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지 주목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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