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학의 동영상 입수 여성 "경찰 고위 간부와 사건 상의"

<앵커>

이른바 김학의 동영상을 처음 입수한 것으로 알려진 여성이 검찰 수사단에 새로운 진술을 했습니다. 2012년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 경찰 고위 간부를 만나 여러 가지를 상의했다는 겁니다. 수사단은 당시 해당 경찰 간부가 왜 이 여성을 접촉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박원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월요일, 한때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내연녀였던 것으로 알려진 여성 A 씨가 검찰 수사단에 출석했습니다.

지난 2012년 말 A 씨가 윤 씨를 사기와 성폭행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김학의 동영상'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A 씨는 수사단에 윤 씨를 고소한 뒤 당시 경찰 고위 간부를 여러 차례 만나 자신의 피해 사실을 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A 씨는 자신이 만난 경찰 고위 간부는 당시 경기경찰청장에서 물러난 뒤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이라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철규 의원은 이에 대해 고향 후배 사업가가 A 씨를 데려와 우연히 한 차례 만난 적이 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A 씨가 이야기 도중 김학의 전 차관을 언급하긴 했지만 이른바 김학의 동영상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 수사단은 조만간 A 씨를 다시 불러 이 의원을 만난 게 문제의 동영상과 관련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검찰은 A 씨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문제의 동영상이 정치권에 흘러간 경위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2일 국회에 출석해 경찰이 동영상을 확보한 시기는 2013년 3월 19일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경찰의 동영상 입수 이전인 3월 초 동영상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박 의원은 SBS와의 통화에서 동영상을 건넨 사람은 당시 현직 경찰 고위 간부이고, CD 형태로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 고위 간부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는데, 경찰이 동영상을 공식 입수하기 이전에 이미 동영상을 확보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경찰의 동영상 입수 시기는 당시 경찰이 허위 보고를 했는지, 청와대가 수사 외압을 가했는지를 가릴 수 있는 기준인 만큼 수사단은 문제의 동영상 유통 경로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