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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삼겹살 먹기 어려워지나…돼지 몸값 높아진 이유

<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오늘(24일)은 권애리 기자와 다소 슬픈 경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앞으로 돼지고기 먹기가 쉽지 않을 거다, 가격이 많이 오를 거다. 사실입니까?

<기자>

네, 삼겹살, 곱창, 족발 이런 고기들 앞으로 당분간 지금처럼 드시기가 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그야말로 우리 국민들이 참 좋아하고 비교적 마음 편하게 지갑을 열 수 있는 주요 육류입니다.

그런데 한동안 이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 요인이 큽니다. 그리고 이게 단기적인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상황이 될 수도 있어서 걱정입니다.

요즘 장 보러 가보신 분들은 이미 느끼고 있으실 텐데, 이미 돼지고기 가격이 야금야금 계속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국산 냉장 삼겹살의 전국 평균 소매가를 보면 지난 일주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조금씩 올랐고 한 달 전이랑 비교하면 1kg에 2천300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원래 나들이 많이 가기 시작하는 4~5월부터 여름까지가 돼지고기를 많이 먹을 때여서 겨울보다는 가격이 좀 오르는 편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계절적인 것보다 구조적인 요인이 더 작용하고 있습니다. 작년 4월, 그리고 최근 5년간의 같은 기간으로부터 계산한 평년 가격이랑 비교해 봐도 올해 삼겹살값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한 게 보입니다.

<앵커>

구조적인 요인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 막을 수는 없는 건가요?

<기자>

네, 지금으로써는 단기적으로는 좀 어려운데요, 지금 중국에서 돌고 있는 치명적인 돼지 전염병 때문에 세계적으로 돼지가 점점 더 귀해지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라는 건데, 아직 백신도 없고 치료 약도 없어서 일단 걸리면 방법이 없습니다. 이름에서 짐작하시겠지만,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인데, 이게 중국까지 들어온 게 작년 8월입니다.

그런데 확산세를 막았다, 진정을 시켰다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굉장한 기세로 중국 안을 돌고 있습니다.

문제는 중국이 전 세계 돼지의 절반을 가진 나라면서 돼지고기 순 수입국이라는 겁니다. 자국 내 돼지는 다 안에서 소비하고 세계 전체 돼지 교역량의 20%도 중국으로 갑니다. 지금까지도입니다.

그런데 중국의 돼지 수가 이 전염병 때문에 급격히 줄어들면서 중국이 지금 유럽, 남미, 미국 전 세계로부터 돼지고기 수입을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우리도 수입하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벌써 미국선물 시장, 유럽 시장 이런 곳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고 있습니다.

조금 보수적으로 전망했을 때도 올 연말까지 중국의 돼지 수가 계속 줄어서 전체 18%가 사라질 수 있다, 일부 전문가에 따라서는 30%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이 작년보다 40% 넘게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량을 생각했을 때 국제시장에서 어마어마한 양이 지금 중국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이미 중국과 세계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다 오르고 있는데, 앞으로도 더 오를 요인이 크다는 거죠.

[이형우/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 : 중국에서 지금 ASF(아프리카돼지열병)가 확산하고 있어 국제 돼지가격이 상승할 걸로 예상됩니다. (국내서도) 여름철까지도 현재보다 상승할 걸로 예상됩니다.]

<앵커>

우리 농가들이 사육 수를 늘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어쨌거나 이런 국제적인 가격 상승 추세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죠?

<기자>

네, 지금 현재 수입품이 거의 전체 3분의 1을 차지하기 때문에 당장 해야 될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시중의 냉동육은 이전 가격들로 들여온 것들입니다.

지금 선물 거래되고 있는 수입품이 들어올 때부터 수입품은 인상된 가격이 보일 겁니다. 그리고 국내산은 이미 오르고 있습니다.

사실 국내 요인만 보면 지난겨울에 구제역을 잘 막았고 작년에 돼지 개체 수가 늘었기 때문에 2월까지는 돼지고기 가격이 꽤 떨어져서 한돈 농가에서는 좀 걱정도 했습니다.

그런데 중국발 요인이 빠르게 영향을 미치면서 국산부터 오르고 있습니다.

지금 특히 좀 우려되는 게 족발이랑 곱창입니다. 중국인들이 이 돼지 앞다리, 내장 부위를 많이 먹고 그래서 지금 수입량도 빠르게 늘리고 있어서 앞으로 우리 족발, 곱창값에도 영향이 미치겠고 중국인들이 우리처럼 삼겹살을 구워 먹지는 않지만, 베이컨을 많이 먹고 목살을 넣은 볶음 요리도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앞다리 같은 데를 못 구하면 삼겹살 수입도 늘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튼 전반적으로 우리가 많이 먹는 돼지 요리들에 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더 큰 문제는 수입산 돼지는 식당에서도 쓰지만, 육가공품에 많이 씁니다. 요새 많이 먹는 간편 가정식이나 급식 같은 곳에도 씁니다.

그러니까 외식 값만 걱정되는 게 아니라 장바구니가 전체적으로 걱정되는 상황인 것입니다. 앞으로 상황 보면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24일)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게 우리는 지금 수급상황도 보면서 방역을 철저히 해야 됩니다. 아직 치료가 안 되는 이 아프리카열병이 들어오면 구제역과 비교할 수 없는 큰일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여행객들이 들여온 육포 같은 데서 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자가 몇 건이나 나왔습니다.

해외 여행하다 사는 육가공품은 그냥 집으로 가져가면 안 되고, 꼭 신고하고 검역받아야 됩니다. 인체에는 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내가 그냥 무심코 샀다가 "아, 귀찮은데 신고하지 말고 공항 나가자." 했던 육포에서 큰일이 시작될 수도 있으니까 해외 다녀오실 때 꼭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앵커>

만약에 저게 우리나라까지 들어오게 되면 돼지고깃값이 더 오를 수도 있는 거잖아요.

<기자>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수급 자체에 굉장히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겠죠.

<앵커>

알겠습니다. 조심해야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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