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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반도체 따라 경기 출렁…'미래 먹거리' 숙제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월요일 아침부터 이런 소식 전해 드리고 싶지 않은데,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한 진단이 꽤 심각한 모양이죠?

<기자>

네, 들여다 볼만한 것들이 있습니다. 물론 요새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경제지표들도 긍정적이지는 않습니다.

경기는 사이클이기도 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위기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제가 오늘(8일) 소개하려는 연구는 좀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왜 특히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문제냐 말씀드리기 위해서, 먼저 최근에 줄줄이 발표된 요즘 우리 경제 상황을 간략하게 요약을 해보겠습니다.

일단 4개월째 1년 전에 비해서 계속 수출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럼 앞으로 전망은 밝으냐, 그걸 가늠하는 지표로는 보통 기업들이 지금 투자를 얼마나 하고 있느냐를 봅니다.

그런데 1분기에 우리 기업들 설비투자가 작년 말보다 많이 줄었고요. 생산도 줄었습니다.

지금 국내외 민간 연구원들이나 신용평가사들이 우리 경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리고 있거든요, 상대적으로 전망 변경에 더 신중해야 하는 우리 정부나 국제기구들이 앞으로 내놓을 전망치도 이런 하향 조정 흐름을 벗어나기가 힘들 겁니다.

당장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 KDI가 어제 우리 경기에 대한 우려 수준을 한 단계 높였습니다.

지난 5개월 동안은 경기가 둔화 흐름이라고 표현했는데, 그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은 부진 상태라고 바꿨습니다.

이 부진의 핵심에 있는 게 도대체 뭐냐, 반도체입니다. 우리 수출 전체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안팎입니다. 그러니까 반도체가 안 좋다, 그럼 바로 수출이 안 좋다는 얘기가 되는 것입니다.

작년에 수출 규모 사상 처음으로 6천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연초에 정부가 대대적으로 발표도 했는데요, 사실 반도체를 빼고 계산하면 작년 수출은 거의 재작년에서 정체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세계 시장에서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떨어지다 보니까, 바로 한국경제 수출 부진 이렇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작년에 수출이 한참 잘 될 때도 우려된다는 얘기가 계속 나왔던 모양이죠? 반도체 때문에.

<기자>

네, 반도체 하향 경기가 보이니까 우려가 나왔던 거죠. 지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경기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서 사실 대부분의 나라들이 노력이 필요한 시기는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반도체에 이렇게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지 않다면,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을 가진 고부가가치 품목이 반도체 말고 두어 가지만 더 있더라면, 지금처럼 세계 반도체 경기에 따라서 말 그대로 우리 전체 수출이 출렁이는 상황은 되지 않겠죠.

그래서 우리가 늘 얘기하는 신성장동력을 찾아서 반도체처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키워야 수출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국 경제에 계속 먹을거리가 생기고, 앞으로도 우리들에게 일자리가 생기는 겁니다.

반도체가 호황일 때는 이게 좀 덜 보였지만, 요즘 같아서는 이게 참 뚜렷하게 보이게 되는 거죠.

<앵커>

지금 말씀하신 그 보고서는 다른 주요 미래 먹거리 이 부분에 있어서도 우리 전망이 그렇게 밝지 않다, 이렇고 보고 있는 거죠?

<기자>

네, 제가 오늘 소개해드리려는 연구가 바로 이것입니다. 지금 차세대 먹거리들로 꼽히는 분야들은 사실 나와 있습니다.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차, 지능형 로봇 개발 같은 분야들인데 요새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지금 화면에서 보시는 9가지 분야들이 보통 이런 신산업, 미래를 주도할 산업으로 꼽히는데요, 이 분야들에서 한국, 미국, 중국의 수준을 세부적으로 분석해서 수치화해 봤더니 우리나라가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에도 밀리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업계에 설문 조사를 해봤더니, 이미 중국에 기술이 밀린 분야가 4가지나 됐습니다.

반도체도 우리가 세계 최고인 것은 반도체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인데요, 지금도 반도체 시장의 80%인 데다가 앞으론 더 중요해질 미래 반도체, 지능형 반도체 분야에서는 중국의 기술 수준이 우리를 살짝 앞서기 시작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 수준이 벌써 그렇고 앞으로 성장역량까지 따지면 우리가 미흡한 분야가 6개나 됩니다. 이게 우리나라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에서 어제 나온 분석 결과입니다.

요즘 첨단 산업들의 특징이 한 번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어지간해서는 따라잡기 어렵다는 겁니다. 이것 참 들여다봐야 할 문제입니다.

정부가 아직 초기 단계인 이 신산업들에 기업이 과감하게 투자하고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더 열심히 조성해줘야겠고요, 기업들도 부지런히 뛰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경기에는 사이클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발표되는 지표들이 약간 부진하다고 해서 너무 위기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산업연구원의 이번 보고서, 미래 먹거리 경쟁에서 우리가 뒤지기 시작한 모습이 지수로 나타나고 있다는 이 보고는 당장 눈앞의 돈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앞으로 우리가 위기감을 갖고 받아들여야 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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