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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도착 전 승객 살린 지하철 보안관…의사도 놀랐다

<앵커>

오늘(31일) '제보가 왔습니다'는 따뜻한 소식입니다.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쓰러졌던 70대 여성이 지하철에 근무하는 보안관의 순발력 있는 조치로 목숨을 구했습니다. 침착하고 정확한 심폐소생술로 구급대원이 도착하기도 전에 살아난 겁니다. 치료를 맡은 의사도 놀랐다고 말합니다.

강민우 기자입니다.

<기자>

화장실로 향하던 한 여성이 문 앞에서 잠시 휘청거리나 싶더니 그대로 쓰러집니다.

근처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심장마비가 온 겁니다.

그때 한 남성이 급히 뛰어와 의식이 있는지 살핍니다.

다른 역무원이 119신고를 하는 사이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합니다.

심정지 여성이 쓰러졌던 곳입니다. 정 보안관이 이곳에서 심폐소생술을 계속하는 사이 곁에 있던 다른 직원은 50여m를 이동해 이곳에 있는 자동심장충격기를 현장으로 가져왔습니다.

몇 차례의 심폐소생술 끝에 여성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합니다.

쓰러진 여성을 살린 건 지하철 보안관 정재민 씨.

[정재민/지하철 보안관 : 흔들어서 깨워봤는데도 의식이 없으셔서 볼을 코에 가까이 대 봤는데도 호흡이 전혀 없으시더라고요. 맥박도 없으시고….]

쓰러진 여성은 과거 암 수술을 받은 데다가 심근병증까지 앓고 있던 환자여서 조금만 늦었어도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었습니다.

정 씨의 빠르고 정확한 조치는 전문의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였습니다.

[김태훈/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 이렇게 빠르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런 심폐소생술을 하는 분들은 일반인 중에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굉장한 귀인을 만나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실제로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특별히 추가로 조치할 게 없을 정도였습니다.

[고성배/은평소방서 현장대응단 (당시 출동대원) : 환자가 그 상태에 호흡이랑 맥박이 있는 상황이었고 의식이 회복 단계였습니다. (정 보안관님이) 적절한 심장충격기 사용과 심폐소생술을 하셔서….]

국내 심정지 환자 발생은 연간 약 3만 건 생존율은 8.7% 에 불과하지만, 구급대원 도착 전에 먼저 심폐소생술이 이뤄질 경우 생존율은 2배 넘게 늘어납니다.

정 보안관과 같은 사례가 더 늘어나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재민/지하철 보안관 : 솔직히 당황하긴 했는데 뭐 일단 살려야 되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어서… 살아나 주셔서 되게 감사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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