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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업, 피치업" 에티오피아 여객기 조종사의 마지막 외침

"피치업, 피치업" 에티오피아 여객기 조종사의 마지막 외침
에티오피아 항공 소속 보잉 737맥스 여객기가 추락하기 직전 조종사가 외친 마지막 말은 '피치업 피치업'으로 사고 직전 긴박한 상황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사고 조사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에티오피아 여객기의 이륙부터 추락까지 최후의 상황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해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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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저널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8시 37분 에티오피아 항공 ET302편의 기장 야레드 게타츄와 1등 조종사 아흐메드 누르 모함메드는 아디스아바바 공항 활주로에서 이륙을 위해 여객기의 속도를 높였습니다.

온화하고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 속에 비행 여건은 완벽했고 게타츄는 8천 시간의 비행 경험을 가진 베테랑 기장이었습니다.

오전 8시 38분 여객기는 목적지인 케냐 나이로비를 향해 활주로를 떠나 공중으로 날아올랐으며 약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되는 비행 거리였습니다.

하지만 조종사들은 이륙 직후 뭔가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직감했습니다.

오전 8시 39분 여객기가 약 해발 2천400m 고도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기체가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모함메드는 즉시 아디스아바바 공항 관제탑과 교신했고 갈라진 목소리로 "비행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관제탑에서는 문제가 무엇인지 좀 더 자세하게 알려달라고 요구했으며 그러는 사이 게타츄는 여객기의 기수를 들어 올려 고도를 유지하려 사투를 벌였습니다.

오전 8시 40분 조종사의 안간힘에도 아랑곳없이 여객기는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더니 지상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그때 한 조종사가 동료에게 "피치업, 피치업"이라고 소리쳤습니다.

하지만 여객기는 낙하 속도는 더욱 가팔라졌고 관제탑과의 교신마저 끊겼습니다.

이륙부터 추락까지 6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승객과 승무원 157명이 모두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한 순간이었습니다.

피치업은 항공전문용어로 기체의 각도나 속도가 특정 기준을 넘어서면서 아무리 조종간을 움직여도 회복할 수 없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러한 사고 상황 재구성은 추락 전 실속 방지 자동시스템이 작동됐다는 사고 조사관들의 예비 결론을 뒷받침한다고 WSJ는 전했습니다.

앞서 WSJ는 수주 간 사고 원인 분석을 한 조사관들이 블랙박스 데이터를 토대로 에티오피아 여객기 추락 전 실속 방지 장치인 조종특성향상시스템 (MCAS)이 작동했다는 잠정 결론에 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작년 10월 189명이 숨진 인도네시아 라이온 에어 여객기 사고 때와 흡사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실속은 비행기의 기수가 너무 높이 들려 양력을 잃고 추락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런 실속 상황이 발생할 때 자동으로 기수를 낮춰 안전 고도와 기체 균형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장치가 MCAS입니다.

라이온 에어 여객기의 경우 항공기 날개와 기류 각도를 알려주는 받음각 (angle of attack) 센서가 고장 나 실속 상황이 아닌데도 실속 상황으로 판단했고 이에 따라 MCAS가 오작동한 것이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거론돼왔습니다.

에티오피아 당국도 5개월 새 일어난 두 건의 치명적 여객기 추락 사고 사이에 "명백한 유사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며칠 내에 사고 원인 등에 대한 예비적 결론을 담은 공식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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