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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차례나 성추행" 신고에도 함께 근무시킨 스타벅스

<앵커>

성추행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공간에서 일을 한다는 것만큼 피해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이번에는 그 장소가 바로 스타벅스인데, 스타벅스 측이 이 문제를 알고서도 바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연남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월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입니다.

주방에 있던 직원이 다른 여성 직원의 허벅지 부위를 건드립니다.

스타벅스 근무 2년 차인 20대 직원 A 씨. 같은 지점에서 일하던 선배 직원 B 씨에게 3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합니다.

[A 씨/스타벅스 직원 : 지나가다가 비슷한 얼굴만 봐도 너무 심장이 뛰고 가해자는 너무나 잘 지내는 것 같아서 저는 너무나 고통스럽고….]

고민 끝에 일주일 뒤 본사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2차례 면담뿐, 아무런 조치도 없었습니다.

신고 이후에도 같은 지점에서 보름 가까이 함께 일해야 했습니다.

[A 씨/스타벅스 직원 : 저는 분명히 이 사람과 같이 일하는 게 불안하다고 호소를 했고. 성범죄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거 같아요.]

SBS가 입수한 스타벅스 성폭력 관련 매뉴얼입니다. 성폭력 신고가 접수되면 가장 먼저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하도록 돼 있습니다.

매뉴얼대로라면 사건인지 뒤 근무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분리하고 다음 날부터 가해자를 다른 곳으로 파견 조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스타벅스 측은 이런 내부 지침조차 지키지 않은 것입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B 씨는 신고 14일 후인 지난 7일에야 정직 처분을 받고 매장을 떠났습니다.

황당한 것은 그다음이었습니다. A 씨 자신 사건 때문에 정직 처분을 받은 게 아니었던 것입니다.

B 씨는 과거에도 성추행으로 한차례 징계를 받았었는데 A씨 사건이 있기 전 또 다른 성추행 사건에 연루됐고, 이 2번째 성추행 사건의 징계가 7일에야 내려졌던 겁니다.

심지어 정직 처분이 이뤄진 뒤에도 이의제기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또 다른 매장에서 열흘가량 더 일했습니다.

반복적으로 성 관련 문제를 일으킨 만큼 더욱 신속하고도 엄정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도 스타벅스 측 대응은 너무나 허술했습니다.

스타벅스 측은 당시 인력 상황상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수연/변호사 : 동종전력이 있는 가해자가 다른 피해자를 대상으로 또 다시 추행을 했는데, 피해자와 즉시 분리를 하지 않고 같이 근무를 하도록 했다면 회사의 조치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이 A 씨 고소로 수사에 착수했는데 B 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 영상편집 : 박지인, CG : 최진회,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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