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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가습기메이트' 수사,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었다

<앵커>

국민들 건강에 위험한 물건들을 앞장서서 잡아내야 할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 때는 반대로 관련된 회사들의 책임을 풀어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게 아니냐는 의혹, 계속 추적해서 보도 중입니다. 검찰이 다시 이 문제를 수사를 하고 있는데 이번 정부 들어서 다시 환경부가 검사를 해서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잘못된 첫 단추는 지난 2011년 질병관리본부의 독성 보고서에서 시작됩니다.

당시 문제가 됐던 가습기 살균제 제품 가습기 메이트에 대해 "폐 독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안전성이 확인된 건 아니"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3년 뒤인 2014년 가습기 살균제 백서를 통해 다른 입장을 내놓습니다.

가습기 메이트는 흡입 노출과 관련해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첫 독성시험 발표와 달리 백서에선 안전하다고 결론 내린 겁니다.

이후 경찰, 공정거래위원회 등 모든 조사에서 SK케미칼과 애경은 질병관리본부 보고서를 근거로 독성이 없다는 주장을 관철시켰습니다.

이후 가습기 살균제 독성 문제는 환경부로 이관됩니다.

그런데 환경부는 첫 독성 실험을 하면서 가습기 메이트 성분을 또 실험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이미 폐 유해성이 밝혀진 PHMG, PGH가 폐 이외에 다른 질환을 일으키는지부터 먼저 알아보려 했다는 게 설명입니다.

하지만 2016년 피해자들이 담당자와 면담했을 때의 상황을 보면 가습기메이트 성분인 CMIT와 MIT에 대해선 실험을 할 생각이 없다는 게 드러납니다.

[피해자/2016년 4월, 가습기 메이트 피해자와 환경부 면담 : 한 번 더 (동물흡입) 실험을 해주셔야 된다 생각합니다. 그게 3개월밖에 안 걸려요.]

[환경부/2016년 4월, 가습기 메이트 피해자와 환경부 면담 : CMIT/MIT에 대해서는 독성실험 자료가 있고 흡입 독성 실험 결과가 있기 때문에 (피해자로) 인정을 했기 때문에 독성실험을 다시 할 필요성은 적고요.]

환경부가 CMIT, MIT에 대해 새로운 독성 실험을 한 건 지난 2017년 8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 3달 뒤입니다.

1년 뒤인 2018년 8월, 환경부는 독성 실험 결과 SK케미칼과 애경 제품 성분이 유해하다고 결론 내립니다.

보고서를 받아든 검찰이 SK케미칼과 애경을 기소한 건 2019년 3월.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불거진 지 8년 만에 검찰 수사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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