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따라가면 '학세권' 보인다?…'불안' 파고든 사교육

"학교 공부만 따라가서는 원하는 곳 갈 수 없어요"

이경원, 최재영 기자 leekw@sbs.co.kr

작성 2019.03.23 21:17 수정 2019.03.23 21:4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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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카이캐슬이란 드라마가 한동안 떠들썩했을 정도로 사교육, 학원, 여전히 우리 사회에 그림자가 큽니다.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학원들이 쫓아오고 그러면 다시 집값이 따라 오르는 현상까지 벌어집니다. 저희 이슈취재팀이 서울 전체 학원에 정보를 다 모아서 분석을 해 본 결과인데 보시죠.

먼저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저희 이슈취재팀은 서울 4백67개 동, 1만 4천4백여 곳의 학원을 전수조사했습니다.

입시, 보습 학원만 추렸고요, 그다음 1제곱킬로미터당 학원 수, 이른바 학원 밀집도를 동별로 계산했습니다. 결과 보시죠.

대치동 2백49곳, 역시 사교육 1번지입니다.

학원가로 유명한 목동과 중계동, 예상대로였고요, 명일동, 삼전동도 10위권 내였습니다.

그런데 생소한 곳이 보였습니다. 내발산동, 대흥동입니다. 이렇게 많을 줄 저희도 몰랐습니다.

현장에서 그 이유를 찾아봤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내발산동 학원가입니다.

학원가를 쭉 훑고 위로 방향을 틀어서 주변을 보니까 아파트 단지가 둘러싸고 있습니다.

좀 멀리 보이는 아파트 단지 마곡지구입니다.

여긴 대흥동 학원가입니다.

위로 쭉 올라가 주변을 살펴보니까 최근 개발된 아현뉴타운이 보입니다.

둘 다 최근 10년 새 아파트 단지가 개발된 곳입니다.

새 아파트에 중산층 몰리고 교육열 높아지고 학원가 형성되는 학원가 확산의 전형성이 있었습니다.

[이주현/학원가 부동산 전문가 : 중산층 인구가 동네로 유입되면 처음에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학원가부터 형성되기 시작해요.]

지난해 거래된 서울 아파트 8만여 건도 전수 분석했습니다.

학원 밀집도 10위권 지역의 3.3제곱미터당 거래 가격, 서울 평균보다 24% 높았습니다.

동네에 학원이 많을수록 교육받을 기회도 더 커진다고 보면 그런 기회를 위해서는 주거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하는 겁니다.

아파트 옆에 학원이 늘어나는 현상의 원인을 최재영 기자가 심층 인터뷰를 통해 진단해 보겠습니다.

학원가 부동산 전문가, 유명 입시 컨설턴트, 학원가에 사는 학부모, 거기서 입시를 준비한 대학생을 만나봤습니다.

[학부모/서울 목동 : 학교 공부만 믿고 따라가서는 원하는 곳을 갈 수 없어요.]

학원을 벗어날 수 없는 이유로 정보에 대한 갈증을 공통으로 꼽았습니다.

입시에서 정보가 중요해졌고 정보가 학원을 중심으로 유통됩니다.

[이주현/학원가 부동산 전문가 : 입시가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일선에 있는 정보가 없는 학생들과 정보가 없는 학부모들은 정보의 불균형을 겪을 수밖에 없어요.]

정보 경쟁은 인기강좌 줄서기 경쟁을 불러왔습니다.

[학부모/서울 목동 : 11월은 학원 설명회 다니면서 어느 학원으로 옮기지? 어느 선생님이 괜찮지? (하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이런 경쟁 뒤에는 너무 자주 바뀌는 대입제도가 있습니다.

1945년 대학별 고사부터 시작된 대입제도는 지금까지 큰 틀만 열여덟 차례 바뀌었습니다.

수능은 해마다 바뀌고 난이도도 불수능이다 물수능이다 편차가 큽니다.

학생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생/대치동 학원 출신 : 교육과정 변화는 정말 자주 일어나는 것 같고, 학생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혼란스럽고….]

교육 당국도 불안을 증폭시켰습니다.

[이미애/교육 컨설턴트 : 서울대가 과연 누굴 뽑을까? 특목고는 누굴 뽑을까? 지금은 대치동의 사교육이 유아, 초등학생이에요. 그래서 우리 애들이 키가 안 자라요. 잠도 안 자요. 먹지도 못해요.]

학원 마케팅은 이런 불안을 파고듭니다.

"불안하니까 학원의 도움을 받기고 하고….", "불안의 원인이 뭐냐면….", "불안감을 학부모들이 느끼셔서.", "모임 자체를 다녀오면 상처를…."

불안, 이 두 글자로 요약했습니다. 앞서 학원가가 재생산되고 있다는 이경원 기자의 분석은 이 불안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희 SBS 이슈취재팀은 다음 시간엔 이 불안의 원인과 해소책을 찾아보겠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원형희, VJ : 정영삼, CG : 조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