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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영화 배급사 재직이 문체부 장관 결격 사유?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3월 19일 (화)
■ 대담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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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계, CJ E&M 사외이사 출신 박양우 문체부 장관 후보자 임명 반대
- "박양우 후보자는 재벌 대기업 이해 대변한 사람" 이라는 입장
- 현재 대기업 영화관, 전체 97% 점유…독과점 현상 심해
- 영화관, 500원 짜리 팝콘을 5,000원~6,000원에 '폭리' 판매
- 영화 <칠곡 가시나들>, 독과점 반대하며 CGV·메가박스 상영 거부


▷ 김성준/진행자:

서민 편과 청취자 편에 서서 얘기하는 코너, 안진걸의 편파방송 시간입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우리 영화 얘기한지가 꽤 오래됐는데 오늘 영화 얘기 좀 할까요?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영화관 팝콘 폭리, 먹거리 폭리, 무단으로 광고 트는 거, 이런 거 아직도 시정이 안 됐습니다. 지금 저희는 계속 문제제기 하고 있는데, 이 와중에 박양우 문화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CJ E&M 사외이사 출신인데, 문화관광부 장관 후보로 임명이 되면서 영화인들이 적극 반대하고 나서면서 어제는 기자회견 하고 오늘은 청와대 앞에서 농성까지 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다시 영화계의 수직계열화 문제라든지 영화관을 대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지금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단지 CJ E&M이 대형 영화배급회사니까 여기에 사외이사로 재직을 했었다, 그 일을 했다 하나만 가지고서는 장관 임명까지 반대할 건 아닐 거 같은데, 뭔가 이유가 있겠죠?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제가 기사 댓글을 찬찬히 살펴보니까, 문제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반대하는 게 말이 되냐, 이런 여론이 꽤 있는 게 사실입니다. 다만 영화인들이 그런 여론을 모르는 건 아닐 텐데요,

현재 영화 극장은 현재 CJ,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97%를 점유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배급사도 또 CJ, 또 롯데, 그리고 쇼박스가 6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뉴, 메가박스까지 하면 88%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다양성과 중소기업이 살아 숨 쉬는 게 아니라 제작하고 투자하고 배급하고 상영하는 것까지, 이 세 영역이 전부 다 재벌 대기업에 장악되어 있다, 이것은 극심한 독과점이고 이러다보니까 일면 본인들이 제작하거나 배급한 영화가 아닌 영화를 CJ나 CGV나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에서 잘 상영하지 않는 것이죠. 이거 제가 지적을 계속 했잖아요. 영화관에서 크게 두 가지, 우리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너무 특정 영화만 몰아서 튼다, 좋은 영화를 많이 트는 건 이해되지만, 돈 많이 버는 영화를, 가니까 그 영화밖에 안 해서 그 영화를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이 꽤 많습니다. 최근 화제가 됐던 영화 <칠곡 가시나들>의 감독은 CGV와 메가박스에서의 상영을 거부해버렸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우선, 박양우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CJ E&M의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이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 어떤 역할을 한 게 있다는 말인가요?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4년 동안 사외이사를 하면서 한국영화배급협회 회장도 하고 그랬어요. 그 때 CJ의 이해를 일방적으로 대변했다, 이게 지적의 요지이고, 그 동안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한 번도 반대표를 던져본 적이 없다, 고액의 이사활동비만 받았고, 그렇다면 이건 전형적으로 재벌 대기업 이해만 대변한 사람이고, 더군다나 영화계나 문화계는 그것이 위험하다, 라는 게 영화계 대책위의 핵심 요지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는 박양우 장관후보자가 문화관광부 차관도 했고, 학계나 여러 가지 예술영화계에서 다양한 활동으로 기여를 많이 한 사람이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요?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전체적인 평은 아주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저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본인도 오늘 언론에 밝힌 입장을 통해서 영화계 독과점반대대책위의 의견을, 우려를 알고 있다, 본인도 노력해 온 부분이 있다, 앞으로 그 우려를 경청하겠다, 이런 입장이고 영화계 입장에서는 그런 활동을 거의 한 적이 없지 않느냐, 더더군다나 영화계 대책위가 지적하는 건 전임 장관이었던 도종환 장관은요. 2016년 국회에 있을 때, 지금도 의원이니까, 안철수 의원하고 같이 영화관의 상영과 배급을 독점하는 것을 분리시키는, 쉽게 말해서 둘 중 하나를 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 영비법 개정안을 낸 적이 있거든요. 전임 장관은 적극적으로 개선을 노력한 사람인데 그래도 잘 개선이 안 됐다, 이거예요. 대기업들이 장악한 영화계에서.

▷ 김성준/진행자:

그 법안은 처리가 안 됐네요?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네, 처리가 안 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조승래 의원도 비슷한 법안을 하나 냈는데요. 그것과 관련해 아주 유명한 판례 하나를 소개하자면, 미국의 파라마운트, 우리 영화 보면 파라마운트나 21세기폭스가 유명하고 배급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원래 파라마운트가 극장도 있었던 거예요. 미국 대법원에서 이건 독점이다, 너희들이 제작도 하고 배급도 하고 영화까지 틀면 나중에 일부 거기 끼어들지 못하거나 한쪽만 갖고 있는 사람들은 손해를 보지 않겠느냐, 공정 경쟁이 되지 않는다, 해서 이른바 그 유명한 파라마운트 판결이 있었고, 파라마운트 등이 영화관을 포기하게 된 거거든요. 그렇게 하거나 거기에 준하는, 예를 들면 조승래 의원 법안 같은 경우는 겸업을 할 수 있다 하더라도 본인들이 배급한 영화는 40% 이상 못 틀게 한다든지, 해서 영화계 다양성과 공정 경쟁, 그 다음에 특히 독립영화라든지 저예산 영화라든지 사회성 짙은 영화는 실제로 안 틀어줘요. 예전에도 실제로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에서 <또 하나의 약속>이나 <다이빙벨> 같은 경우 안 틀어주더라고요. 저희가 공정위 심의하고 시위하고 캠페인 하니까 겨우겨우 튼 적이 있었거든요. 이번에 <칠곡 가시나들>도 거부한 걸 보면 CGV가 8개 관에서만 그것도 교차상영을 하겠다는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칠곡 가시나들은 어디가 만들어서 배급한 거죠?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그 작품은 독립영화죠. 김재환 감독님하고 독립영화사에서 만든 것인데요.

▷ 김성준/진행자:

배급도 대기업이 아니고, 그러다보니까 극장 스크린도 별로 확보를 못 하겠네요.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제작, 배급, 상영에서 모두 소외되어 있는 독립영화, 중소영화인들인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칠곡 가시나들>의 제작진이, CGV에서는 우리 영화 상영을 안 한다, 이거잖아요?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왜 그렇게 되냐면, 보통 영화를 배급할 때 중소영화도 제작하고 배급을 하면 교섭을 하잖아요. 해보니까 CGV에서 8개 상영관에서 교차상영 하겠다, 메가박스는 17개 상영관에서 하루에 한 번만 상영하겠다는 건데, 교차상영이 뭐냐면 아침 일찍 한 번 틀고 밤늦게 한 번 튼다는 거예요. 우리가 웬만하면 오후에나 저녁에 학생들이나 직장인이 보러 가면 못 보게 되어 있고요. 하루 상영 한 번도 아침 일찍 하거나 밤늦게 해버리는 겁니다. 저도 사실 영화 보러 갔을 때 이런 경우가 몇 번 있었거든요. 저도 그 때 갔을 때 상영하는 영화를 보고 온 적이 있거든요. 시간은 비워놨고 약속은 해놨고 그러니까.

국민들은 지금 현재 1년에 영화를 평균 4~5편을 보고 계시고, 영화는 모두 2억 명이 넘게 보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는 한 만원에서 2만원 내고 여가생활 할 수 있는, 집에서 가까운, 등산하고 영화 딱 두 가지 아닙니까? 뭐 배드민턴이나 축구 같은 거 하고. 그런데 이렇게 틀어버리니까 거부해버린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칠곡 가시나들>은 CGV에서도 안하겠다고 그러고 메가박스도 거부하고 그럼 어디서 상영을 해요?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그래서 일부 롯데시네마라든지 이런 데서, 일반 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거예요. 시네마테크라든지. 근데도 이 영화가 굉장히 화제가 돼서 벌써 3만명 관객을 돌파했어요. 그런데 우리 청취자들께서 갑자기 가시나들, 가시나들 하니까 놀라실텐데, <칠곡 가시나들>이라는 영화 얘깁니다. 영부인께서도 영화를 보고 <칠곡 가시나들>에 나온 할머님들에게 편지를 써서 화제가 되고 있고, 굉장히 호평을 받는 영화입니다. 이렇게 입소문이 나고 호평을 받아도 대기업이 독점한 배급, 상영시장에서 안 틀어줘 버리면 우리는, 사실 저만 해도 어디서 봐야 할지 막막하거든요. 찾아봐야 합니다, 어디서 하는지.

▷ 김성준/진행자:

예술극장 이런 데가 열심히 상영하긴 합니다만 찾아가기가 쉽지가 않죠.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스크린의 97%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피해까지 있고 저희들이 계속 우리 전망대에서 저번에도 지적했던 것처럼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를 안 트는 문제도 생기고요. 두 번째, 결국 영화관들이 재벌 대기업 3사가 독점하고 경쟁도 안 되니까 가면 팝콘 500원짜리, 600원짜리를 5천원, 6천원에 10배 가까운 폭리로 팔고, 자기 회사 생수만 갖다 놓고 그것도 마트에선 한 350~400원 하는 걸 1500원에 팔고, 오징어다리 한 열 개 주면서 4천원에 팔고.

▷ 김성준/진행자:

원가를 모르고 사먹었는데 그 정도면 진짜 대단한 폭리네요.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그러니까요. 결국은 영화값 만원에서 만천 원 내는 것보다 더 많은 부식비용이 나오게 마련이고, 그런데 그게 일종의 문화이고 관습이고 같이 가는 식구들이나 친구들끼리 연인들끼리 같이 먹는 게 문화다보니까, 돈은 쓰고 오게 되고, 남겨서 또 쓰레기 되고,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거든요. 영화관 독과점이 심각한 폐해를 가지고 있다는 게 영화인들의 아주 오랫동안의 주장이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게 오랫동안 주장을 해 왔고 저희 시사전망대를 비롯한 수많은 언론에서도 문제 제기를 해 왔고, 법안도 나왔고 그런데 왜 이게 해결이 안 돼요?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아까 말씀드렸듯 지금 도종환 장관이 의원 시절에 법안까지 냈다고 했잖아요? 유력 정치인인 안철수 전 대표도 있었고, 지금도 민주당 교문위 간사인 조승래 의원도 법안을 냈거든요? 그거에 대해서 계속해서 경제민주화 법안으로 뽑히고, 영화산업 발전 법안으로 뽑히고, 그래도 대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보수 의원들이 아직도 많기 때문에, 영화계 대책위 입장이 그렇게 나왔습니다. 보수적인 의원의 반대로 통과가 안 되고 있었는데 거기다 장관까지 전임 장관에 비해서 이런 문제에 대해서 오히려 대기업 입장을 대변하던 사람이 되면 어떻게 되냐, 라는 게 비판의 요지이고, 그러면 더 법률이 통과되기 어렵게 되는 거죠.

다만 아까 앵커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박양우 장관 후보자 본인이나 CJ에서는 본인들이 예술영화나 소수영화, 독립영화를 진흥하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자기들도 계속 우려를 경청하겠다, CJ가 실제로 독립영화나 예술영화에 일정하게 포션을, 영화관의 일부를 내 준 건 사실이거든요. 그런 반박도 하고 있기 때문에 청문회에서 다시 한 번 토의가 될 거 같고, 국민들께서는 댓글은 반반입니다. 이런 사람이 후보를 했냐, 라고 유명한 영화인 중에도 글을 올리신 분도 있고요.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님 같은 분들도 글을 올렸고, 반대 기자회견 사회도 탤런트 권해효 선생님이 하시더라고요. 한 편 일반 시민들 댓글은 문제점은 알겠는데 그게 장관 후보자를, 또 영화만 다루는 장관도 아닌데, 반대할 정도까지 되느냐, 업무나 경험으로는 충분히 검증된 사람 아니냐, 라는 지적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영화계가 이렇게 압박을 해서 스크린쿼터제를 얻어내려고 전략적인 판단을 하는 걸 수도 있겠죠.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그럴 수도 있겠죠. 되든 안 되든 양심을 가지고 반대하는 게 이런 전문가들이나 시민단체의 입장인 것이고요. 예를 들면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영화관 가는 인원 30% 늘어났거든요? 통계상. 그렇게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영화가 다양한 영화가 좀 더 저렴하게, 또 불공정하지 않게 상영되면 좋은 거잖아요? 그렇게 개선되는 계기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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