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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거꾸로 솟아"…한화-중개업체 싸움에 60억 떼였다

<앵커>

제보가 왔습니다, 오늘(16일)은 중소 육류 유통업체 사장님들의 사연입니다. 중개업체를 통해 대기업에 수십억 원어치 물건을 납품했는데 대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대기업과 중개 업체 사이의 채무 관계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데 애꿎은 이 중소 업체 사장들만 거리에 나앉게 생겼습니다.

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 용인의 한 냉동창고에 돼지 앞다릿살이 가득 차 있습니다.

육류 유통업체 대표 이 모 씨는 지난 1월 이곳 창고 물량을 포함해 모두 9백23톤의 고기를 한 중개업체에 넘겼습니다.

고기는 중개업체를 통해 전량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공급됐습니다.

이 씨는 하지만 30억 원이 넘는 거래대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한화 측이 중개업체에 대금을 주지 않은 겁니다.

[이 모 씨/A 육류 유통 업체 대표 : 20년 넘게 일해오면서, 1년에 5만km 운전하면서 영업하고 해서 키워놓은 텃밭입니다. 피가 거꾸로 솟았죠.]

왜 대금을 주지 않았는지 한화 측에 물어봤습니다.

중개업체가 갚아야 할 채무 대신 물건으로 받은 것뿐이라고 말합니다.

[한화 관계자 : (중개업체) 채권(빚)이 155억 원이 되니까 자력 변제 불가를 선언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상계처리가 됐던 것이고요.]

중개업체는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합니다.

[박 모 씨/중개업체 대표 : (대금을 줄 거라고) 한화에서 그렇게 약속을 받았으니까 이 업체들에게도 양해를 구했고 물건으로 대체하고 돈을 안 줄 거라고 생각하면 거래를 안 했겠죠.]

한화와 중개업체가 다투는 사이 중소업체인 이 씨만 꼼짝없이 당하게 된 겁니다.

이 씨를 포함해 대금 등을 받지 못한 업체는 모두 3곳, 피해액만 60억이 넘습니다.

[윤 모 씨/B 육류 유통 업체 대표 : 요즘엔 정말 잠도 못 자고, 찾아가서 어떻게 좀 소리라도 지르고 다 뒤집어엎고 싶은 생각도 드는데….]

피해 업체들은 한화 관계자와 중개 업체 대표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수사당국에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거액을 떼인 상황에서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버틸 수나 있을지 막막한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원형희,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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