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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면제 먹이고 "우린 구속감"…정준영 단톡방 추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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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준영 씨 소식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어제(11일) 정준영 씨를 비롯한 유명 연예인들이 들어가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내용을 입수해 여러분께 보여드렸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추가로 대화를 분석해봤더니 멀쩡한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인 것을 거리낌 없이 말하고, 자신들의 행동이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걸 시인한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대중의 사랑을 받고 사는 연예인들이 나눈 추악한 대화 내용, 먼저 최고운 기자입니다.

<기자>

2016년 4월 17일, 연예인이 아닌 김 모 씨가 정준영 씨가 함께 있는 단체 대화방에 영상을 하나 올립니다.

자신이 성관계하는 모습을 촬영한 짧은 영상입니다.

영상 속의 여성은 정신을 잃은 모습인데, 김 씨는 기절이면 어떠냐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대화방에 있던 가수 최 씨가 살아 있는 여자 영상을 보내라고 하자, 김 씨는 기절해서 플래시를 켜고 촬영한 거라고 답합니다.

정준영 씨는 성폭행했다며 웃습니다.

같은 해 3월에는 정준영 씨의 대화방에 있던 박 모 씨가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성관계한 경험을 구체적으로 묘사합니다.

정준영 씨는 오히려 여성을 비하합니다.

수면제를 먹이고 여성의 의사에 반해 성폭행했다면 무거운 처벌을 받는 심각한 범죄인데도 거리낌이 없습니다.

자신들의 행위가 처벌받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대화도 있습니다.

하루는 정준영 씨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나 여성을 성폭행하자고 말하자, 대화방의 한 참여자가 이미 현실에서도 하고 있다고 말을 받습니다.

또 자신들의 삶은 영화라면서 살인만 하지 않았을 뿐 구속될 만한 일이 많다고 스스로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뉘우침은 없었고 스스로 범죄가 될 수 있다고 여기는 행동을 반복해 왔다는 게 대화방 파일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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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신들도 범죄란 걸 느끼고 있었을 정도로 이들이 나눈 대화 내용은 정말 충격적입니다. 대화가 다 사실이라면 심각한 범죄입니다. 현행법에선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데 그 사람의 몸을 찍는 행위 자체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상대가 촬영을 허락했다고 해도 그 찍은 영상을 마음대로 퍼뜨리면 처벌받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도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들은 문제의식 없이 불법 촬영한 영상을 단체 대화방에 올리는가 하면 여성을 물건처럼 취급하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계속해서 강청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3년 전인 2016년 3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대화 내용입니다.

정준영 씨의 친구 박 모 씨가 한 여성과의 성관계에 대해 이야기하자 정 씨가 영상을 찍어주겠다고 말합니다.

비슷한 시기 정 씨가 참여한 또 다른 대화방, 역시 박 모 씨가 3초짜리 성관계 영상을 보낼 것 같다고 말합니다.

아무런 죄의식 없이 불법 영상 촬영을 즐기는 모습입니다.

다른 대화방에선 친구 김 모 씨가 정 씨의 요구에 따라 여성의 사진을 촬영해 올립니다.

여성을 마치 물건 취급하듯 부르는 대화도 있습니다.

정준영 씨가 참여한 대화방에는 범죄로 의심할 만한 행위와 함께 비뚤어질 대로 비뚤어진 성 인식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SBS 보도로 드러난 정 씨 등의 행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김영미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 : 유명 연예인은 공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성을 상품화하고 단순히 쾌락의 수단으로만 삼았다는 측면에서 매우 개탄스럽습니다.]

여성 변호사들은 또 영상 유포 등 불법 행위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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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준영 씨는 오늘(12일) 피의자로 입건됐는데 경찰 수사를 받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16년 8월 한 여성에게 고소를 당했었는데, 그해 2월 정 씨가 성관계 도중 휴대전화로 그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했다는 게 고소 이유였습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고소한 여성과 정준영 씨를 조사한 뒤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그러자 정 씨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했지만 그 영상은 서로 장난 삼아 찍은 거라며 여성 몰래 촬영한 게 아니라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그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원점에서 다시 수사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10월 6일 정준영 씨에게 범죄 혐의가 없다는 수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경찰 수사가 이뤄지기 직전까지도 정준영 씨가 영상을 불법적으로 찍고 그 영상을 유포한 사례가 수없이 많았는데, 어떻게 수사에선 그런 내용들이 하나도 밝혀지지 않았던 건지, 김지성 기자가 2016년 수사 과정을 되짚어봤습니다.

<기자>

가수 정준영 씨가 알고 지내던 여성에게 고소를 당한 건 2016년 8월 6일입니다. 휴대전화로 성관계 영상을 몰래 촬영했다는 게 고소장에 나오는 정 씨의 혐의입니다.

경찰은 피해 여성 조사를 마친 뒤 정준영 씨를 불러 조사하면서 처음으로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합니다. 이때가 8월 20일, 고소장이 접수된 지 2주일 뒤였습니다.

[정준영 사건 수사 경찰관 :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범행 도구부터 확보를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강제적으로 먼저 압수를 한다든지, 빨리 제출하라고 하든지.) 미리 제출하라고 하면 '분실했다, 뭐했다' 그렇게 되면 (수사를) 할 수가 없잖아요. (통상적으로) 조사받으면서 제출하라고 그렇게 얘기를 하죠.]

하지만 이때 경찰은 정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정 씨 측이 처음에는 분실했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휴대전화를 찾았지만 고장이 났으니 자체적으로 복구한 뒤 제출하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정준영 사건 수사 경찰관 : 그 당시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분실했다가) 찾았다고 해서 '어디 있느냐, 숙소에 있느냐' 물어보고 그러니까 변호사가 그제야 '○○업체에 의뢰했다'고….]

정 씨 측은 끝내 휴대전화가 망가져 복구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했고, 경찰은 복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복구 전에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입니다.

또 정준영 씨가 영상 촬영 사실을 시인하고 녹취록과 같은 다른 증거도 확보한 상태여서 휴대전화가 없어도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준영 사건 수사 경찰관 : 연예인 사건이라서 검찰로 빨리 송치를 해야 하잖아요, 우리가. (연예인 사건이라 조금 서두른 부분이 있었네요?) 그렇죠. (언론이 피해자에게) 찾아갈 거 아닙니까, 찾아가서 인터뷰하고. 그러면 피해자가 다시 또 2차 피해를….]

하지만 끝내 휴대전화가 검찰에 넘어가지 않았고 정 씨의 은밀한 대화와 영상물도 묻히고 말았습니다.

[백기종/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 고소인 진술이 끝났을 때는 신속하게 용의자 휴대전화 압수를 절차상 해서 디지털 포렌식 기법으로 밝혀내서 입증자료를 첨부를 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하면 굉장히 부실한 수사이면서 나태한 수사다….]

정 씨와 주변 인물들의 디지털 성범죄 행각이 세상에 낱낱이 드러나는 데는 첫 고소 이후 2년 7개월이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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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셨듯이 당시 경찰 수사는 허술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일을 처음 신고한 사람은 자신이 제보받은 내용을 경찰이 아닌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했습니다. 저희가 신고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연예인들이 포함된 단체 대화방의 자료를 제보받아 국민권익위에 신고한 방정현 변호사.

[방정현 변호사/권익위 신고자 : 유명 연예인들이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서 경제력을 쌓고, 그 경제력이 결국 권력이 되고, 그 권력을 이용해서 많은 악행을 저지르는, 악의 순환 고리가 형성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대화 자료를 경찰이 아닌 권익위에 신고하기로 한 건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제보자의 안전을 위해서. 제보자를 지키기 위해서.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보면) 변호사가 제보자를 대리해서 비실명으로 신고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서 신고하게 되었습니다.]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도 있었습니다.

제보를 받은 카카오톡 대화 자료에는 연예인과 경찰의 유착을 의심할만한 내용이 있었다는 겁니다.

[방정현 변호사/권익위 신고자 : 다수의 공권력과 어떤 유착관계들이 담겨 있는 자료였고 특히나 경찰과 유착관계가 굉장히 (의심됐습니다.) 이거를 도저히 경찰에 넘겼을 때 정말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을까.]

실제로 방 변호사는 권익위에 이어 경찰에도 자료를 통째로 넘겼지만,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경찰이 저한테) 어디를 봐야 하느냐, 뭘 봐야 하느냐? 본인들이 스스로 충분히 찾아낼 수 있는데. 예를 들어서 그 (카톡 대화) 자료 안에 있는 날짜에 진짜로 출입국 기록이 남아 있는지. 이런 것만이라도 조회를 해본다면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건데.]

연예인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수사가 엄정하게 진행되고 세상에 알린 제보자는 보호돼야 한다는 게 방 변호사의 한결같은 주장입니다.

[방정현 변호사/권익위 신고자 : 저는 제보자가 (노출돼) 위험에 처하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시기적으로 임박했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고. 정말 엄중하고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권익위 담당자분들께 부탁도 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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