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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어느 때인데…새내기에게 "부모 재산 써내라"

새내기가 되어 대학에 간 첫날, 학교에서 부모님 재산을 물어본다면 어떨까요? 설마 그런 곳이 아직 있을까 싶은데 실제 일어난 일입니다.

스브스뉴스 제작진 앞으로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라는 제목의 이메일이 왔습니다. 지난 4일, 전주의 모 대학의 한 학과에서 신입생들에게 써서 내라고 했다는 '학생지도 종합카드'였는데요.

[해당 학과 신입생 가족 : 신입생이 모인 자리에서 그 종이를 나눠주고 채울 수 있는 만큼 그 자리에서 써서 내라고 했더라고요.]

간단한 학생의 개인 신상정보만 기입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부모님의 직업, 근무처, 재산 정도 등을 구체적으로 쓰게 한 겁니다.

집과 같은 부동산과 예금 등 동산 내역을 적는 공란과 생활정도를 상, 중, 하로 표기하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가족의 학력과 종교, 또 직업 정보와 신체장애까지 직접 써내라고 돼 있습니다.

신입생들에게 이런 정보들이 왜 필요한 걸까요? 이걸 받았던 학생 가족은 치욕스러웠다고 합니다.

[해당 학과 신입생 가족 : 도대체 이걸 알아다 어디에 쓸 건지 되게 많이 의심이 들고 안 좋은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차별을 당하지 않을까 많이 걱정됐어요.]

해당 학과 측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해당 학과 교수 : 그 서식은 학교에서 사용하지 않는 서식인데요. (이미 그 서식은) 2010년 이전에 폐기됐어요.]

하지만 학교가 학교 총학생회 학생들에게 보낸 공지 문자메시지에는 학교에서 이 서식을 사용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사실 10년 전만 해도 초·중·고교에서 이런 조사를 하는 것은 당연한 관행이었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돈과 학벌로 학생을 줄 세운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교육부는 교육 현장에서 불필요한 개인 정보 수집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차별적인 조사를 아직도 하고 있었습니다. 이 학교가 내세우는 '핵심가치 1번'이 학생 존중인데 제대로 지켜지는 게 맞는지 의문입니다.

▶ 대학 입학했더니…"부모 재산 써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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