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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가장 매력적인 최대 투자처는?"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이승원 칼럼니스트
■ 방송일시 : 2019년 2월 27일 (수)
■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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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우리와 국민소득 30배, GDP 40배 넘게 차이나
- 내년 노동당 창건 75주년, 김정은 국가경제 가시적 성과 필요한 시기
- 北, 베트남식 경제 개방 따를 것이라는 전망 높아
- 미국, 북한을 중국 아닌 베트남 경제 개발 모델로 유인
- 김정은, 베트남 삼성공장 시찰한다면…역사적 사건
-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협, 급물살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 이승원 칼럼니스트: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북한 경제, 개혁·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오늘 <참좋은경제>에서는 북한 경제 상황은 지금 어떤지 진단하고, 투자처로는 얼마나 매력적인지 한 번 점검을 해보죠. 이 소장님, 북한의 경제 상황은 지금 그렇게 좋은 것 같지는 않아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북한 경제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가 없습니다. 공식기구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고요. 그래서 좀 찾아보니까. 우리나라 통계청이 북한의 경제를 가장 최근에 자료를 내놓은 게 2017년이에요. 2017년에 북한 경제는 –3.5% 역성장. 2017년 우리가 3.1% 성장했으니까 갭이 더 벌어지는 거죠. 그런데 이게 지난 1997년 이후 북한이 받은 성적표 가운데 20년 만에 최악입니다. 북한 경제가 이렇게 안 좋아진 것은, 물론 지난해는 북미정상회담으로 긴장이 많이 완화됐습니다만. 이전에는 2017년 8월만 하더라도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막 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UN의 제재가 한층 강화됐고요.

특히 지난해 통계는 없지만 지금 추측으로는 북한에 대한 고강도 제재가 이어졌기 때문에 북한의 수입이 지난해 40% 줄었고 수출은 90% 급감했다는 거예요. 특히나 북한이 의존하고 있는 중국과의 교역도 굉장히 줄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남북한 경제 격차는 더 커지는 거죠. 일단 우리나라는 지난해 국민소득은 3만 달러, 그런데 북한은 대충 1,000달러 내외. 그러면 국민소득 측면에서 30배 정도, GDP 경제 규모에서는 40배 넘게 차이가 나요.

▷ 이승원 칼럼니스트:

비교가 안 되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문제는 무엇이냐. 바로 내년이 북한의 경우에는 노동당 창건 75주년입니다. 이러면 김정은 위원장이 내건 게 있어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이게 완성하는 해예요. 그러다 보니까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 리더십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그만큼 이번 회담에 임하는 김 위원장의 입장이 내심 굉장히 절박하다. 이런 겁니다.

▷ 이승원 칼럼니스트:

작년 4월에 북한의 전원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병진 노선, 핵과 경제 강국 되겠다는 얘기를 하면서 사실상 경제 쪽으로 방향을 틀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2020년까지는 성과를 내야만 본인이 비핵화 과정에 임하는 데에 있어서도 명분이 있을 것 같기는 한데요. 어쨌든 양쪽 다 급합니다. 트럼프도 그렇고. 어쨌든 경제개혁개방을 하게 된다면 우리 쉽게 중국 모델, 베트남 모델 얘기하잖아요. 북한이 베트남식 경제 개방을 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조금 더 우세하다는 얘기를 저는 들었는데. 어떻게 보세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전문가들 세 명 가운데 두 명이 베트남식이다. 굉장히 유사하거든요. 한 때 굉장히 못 살았고, 자본도 없고, 그냥 풍부한 인력과 자원 정도만 있고. 그런데 중국은 내수도 좀 크고. 그런데 좀 애매한 게 있어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는 거죠. 패권 경쟁을 벌이다 보니까. 이번에 베트남을 정상회담 장소로 양보한 것도 어쩌면 북한을 중국이 아닌 베트남식 경제 개발 모델로 유인하겠다는 미국 측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은 무엇이냐. 미국의 경제전문지 CNBC가 아주 잘 파악해놨어요. 보니까 북한이 오래 전부터 베트남식 경제 모델을 연구해 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보면 베트남식 모델이 유리하기는 한데. 그러면 베트남식 모델이라는 것은 무엇이냐. 베트남은 1986년이었죠. '도이 머이(đ?i m?i)'라는, 새롭게 바꾼다는 의미의. 우리나라 1960~70년대 새마을운동 했잖아요. 도로 깔고, 경부고속도로 뽑고. 이러면서 성장을 했는데, 똑같습니다. 특히 베트남이 경제적으로 큰 발전을 했던 게 1995년에 미국과 수교를 하면서, 국교를 정상화 하면서 국제기구에 가입하죠, 외자 유치하죠. 이러면서 단기간에 굉장히 고성장을 이뤘단 말이에요. 그런 것들이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계륵과 같은 중국도 완전히 베트남으로 갈 것이냐. 이건 아니라는 거예요. 이번에 60시간 이상 중국을 경유한 것도 보면 다 보자, 둘 다 보자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일단 북한은 중국식 점진적 개혁개방 모델을 절충하면서도 베트남식 도이 머이 모델을 접목시켜서 나름대로 자기 것, 나는 북한식이야.

▷ 이승원 칼럼니스트:

북한식 사회주의.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이걸로 나갈 가능성이 높은데. 아마 충분히 그럴 개연성이 저는 높아 보입니다.

▷ 이승원 칼럼니스트:

얘기를 들어보니까 도이 머이가 베트남어로 쇄신이라는 뜻인데. 일단 중국 같은 경우는 애초에 경제 성장할 때 화교 자본이라는 게 엄청나서, 또 내수도 인구가 일단 내부에서 가능한 것들이 있잖아요. 그걸로 버틸 수 있었는데. 베트남 같은 경우에는 자본도 없으니까, 소위 말하는 종자돈이 없어서. 외자 유치를 굉장히 많이 했었어야 했다고 하더라고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미국이 수교를 하면서 국제기구에 가입할 수 있는 물꼬를 터준 거죠. 비슷한 전철로 갈 수밖에 없어요.

▷ 이승원 칼럼니스트:

그러네요. 구조 자체가, 경로가 그럴 수밖에 없네요. 일단 북한 경제 시찰팀 오늘부터 베트남 산업단지를 둘러본다는 얘기도 있고. 아까 저희들이 말씀 드렸지만 일부 북측에서 하롱베이도 가고. 아마 원산 개발과 연관돼서 벤치마킹을 하려는 것 아닌가 싶은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만약에 삼성 공장에 가면 이것도 나름 역사적인 사건 아닙니까? 어떻게 보세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오늘 오전에 북한 고위 관료들은 경제 시찰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베트남의 국민기업이라고 하는 자동차 완성단지부터 시작해서. 일부를 시찰하고 있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아직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요. 김정은 위원장이 만일 한다면 제 개인적으로는, 3월 2일까지 있으니까. 회담 끝나고 난 다음에라도 아마 산업 시찰 1순위가 삼성전자라는 겁니다.

▷ 이승원 칼럼니스트:

1순위가.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왜냐하면 베트남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굉장히 확고합니다. 2년 전 제가 직접 가봤어요. 하노이에서 약 43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여기 규모가 축구장 420개 규모예요.

▷ 이승원 칼럼니스트:

420개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끝에서 끝이 잘 안 보입니다.

▷ 이승원 칼럼니스트:

그러면 약간 삼성 도시네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 맞은편에는 베트남 제사상에 오른다는 초코파이 공장이 있고요. 그래서 여기 고용 인원이 16만 명. 그리고 여기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기여하는 바를 보면. 전체 베트남 수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4, 국가 경제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체 생산 물량의 절반 이상을 베트남에서 만들다 보니까. 아마 김 위원장이 삼성전자를 방문한다고 하면. 그런 산업단지가 경계를 넘어 북한에만 있으면. 적어도. 정말 잃어버린 고난의 행군과 같은 과거의 죽음의 계곡은 안 넘을 수 있다. 이런 상징적인 의미가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삼성전자 측도 김 위원장의 방문을 염두에 두고 의전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마 이게 한국 기업, 삼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 의미의 표현이기 때문에. 저는 굉장히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 이승원 칼럼니스트:

베트남 입장에서는 좀 불안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북한이 공장 빼가면 어떡하지. 이런 것.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저는 베트남 가서 부러웠던 게. 아까 누가 롯데타워 맨 끝에 가서 야경을 보고 이런 얘기를 했는데. 우리 롯데뿐만 아니라 건설사 대부분이, 중견건설사까지 다 한국이에요. 그래서 한국 기업 6,000여 개가 들어가 있습니다. 모든 일자리 제공의 거의 1/3을 한국 기업들이 담당하고 있어요. 그게 사실 북한에 가는 게 아니라 저게 남한에만 와도 일자리가 엄청날 텐데. 이 생각이 들었거든요.

▷ 이승원 칼럼니스트:

그렇기는 하죠. 어쨌든 이번에 며칠 전에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통화를 했는데요. 남북 경협을 협상 테이블 카드로 써 달라. 우리가 할 수 있다. 이렇게 애매한 언어를 전달했는데. 일단 북한에게 어떤 효과적인 카드가 될까요? 어떻습니까?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비용 끔찍이 싫어하는 트럼프 대통령, 투자 유치가 절실한 북한. 저는 문 대통령이 내민 카드가 북미 모두에게 긍정적이라고 보는데요. 일단 문 대통령이 어쨌든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남북 경협을 활용해 달라고 얘기한 측면에 있어서는 둘 다 윈-윈 할 수 있다는 얘기고요. 이 얘기는 2차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 조치가 이뤄진다면. 북한에 대해서 보다 더 적극적인 경제 협력 사업을 꾀할 수 있겠다는 건데요. 당장 그래서 얘기 나오는 게. 철도 도로 연결 사업은 물론이고, 금강산 관광도 그렇고요. 조금 더 나아가면 개성공단 재개와 같은 것도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도 긍정적이라는 후문이니까요.

▷ 이승원 칼럼니스트:

좋은 투자처가 될 것이다, 제 2의 베트남이 될 것이다. 경제 쪽에 역시 방점을 맞춰서, 사업하시던 분이어서 그런지. 그런 것도 있는데. 일단 우리는 또 가장 눈앞에 보이는 분이 짐 로저스잖아요. 세계적인 투자자. 간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어떻게 될까요?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이 사람의 북한에 대한 사랑은 오래 전부터예요. 과거에도 자기의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 싱가포르가 투자에 유망하다고 해서 싱가포르로 거주지를 옮겼어요. 그런데 이제 방을 빼겠다는 거예요. 그리고 일본 언론과 인터뷰 하면서도 일본 주식은 이미 팔았다. 앞으로 10년에서 20년은 한반도라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외국 투자자들이 북한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두 가지예요. 일단 인프라를 선점할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유망한 자원을 굉장히 효과적으로, 지금은 중국에게 대부분 넘어가 있지만. 그것을 끌어 담을 수 있다는 건데요. 실제로 북한의 천연자원을 좀 보게 되면. 광물자원공사의 자료를 보게 되면 북한의 금 매장량이 세계 7위고요, 철광석이 10위, 아연이 5위, 흑연이 4위입니다. 그리고 스마트폰과 수소전지, 전기차에 들어가는 희토류가 6위예요.

▷ 이승원 칼럼니스트:

희토류가 굉장히 희귀한 광물이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비싸고 이건 전략무기가 되고 있는 것이거든요.

▷ 이승원 칼럼니스트:

중국과 일본이 싸우다가 일본이 깨갱하고 들어갔던 게 희토류였죠.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맞습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우리를 보게 되면. 우리나라는 광물 소비가 세계 5위에서 6위. 여기 전체 92%를 전량 수입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만에 하나 매년 앞으로 10년 동안만 이런 주요 광물을 북한으로 수입을 대체만 한다 하더라도 약 40조 원 이상의 수입 대체 효과가 있다는 건데. 그래서 우리는 이게 비용이다, 투자다. 이런 논리가 아니라 우리가 필요해요. 2년 전 기억하시죠? 우리가 정말 AI 때문에 하얀 달걀을 태국과 미국에서 비행기로 공수해 왔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 때 만일 북한에서 건너왔다면 비용적인 측면에서 윈이 될 수 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이승원 칼럼니스트:

짐 로저스가 한반도 어딘가로 이사 오시는 것 아닌가 물어보려다가, 시간이 다 됐네요. 다음에 물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참좋은 경제>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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