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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춥지 않은 겨울…한파일수 1일, 올해는 0일

[취재파일] 춥지 않은 겨울…한파일수 1일, 올해는 0일
지난해 힘을 너무 세게 써서일까요? 올겨울에는 동장군이 좀처럼 심술을 부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주 춥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포근하지도 않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2월도 중간으로 향하고 있지만, 전국적인 한파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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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하순만 해도 서울 기온이 영하 15도 가까이 떨어지면서 한파가 신고식을 했지만 이후에는 이렇다 할 한파가 없었습니다. 올 들어서는 한파 기억이 더 가물가물한데요, 그도 그럴 것이 서울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 날은 1월에 하루 2월에 하루, 단 이틀 뿐이었습니다.

지난해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성적표인데요, 지난해 1월에는 서울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에 머문 날은 무려 열흘이나 됐고, 2월에도 닷새 동안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갔습니다. 두 달 동안 모두 15일이나 영하 10도 이하의 추위와 맞닥뜨린 셈인데, 북극한파가 한반도를 덮치면서 생긴 현상이었죠.

올해가 얼마나 안 추운지, 조금 더 객관적인 자료를 얻기 위해 한파일수로 따져 보겠습니다. 한파일수는 겨울이 얼마나 추웠느냐를 이야기할 때 사용하는 수치로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내려간 날을 말합니다. 추위 때문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을 맞은 날 수죠.
한파 추위 (사진=연합뉴스)
기상청이 오늘(13일) 낸 지난 1973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1월부터 4월까지 6개월 동안의 한파일수를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예상했던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 겨울 한파일수는 단 하루에 머물렀거든요, 지난해 12월 28일 아침에 서울 기온이 영하 14.4도까지 떨어진 것 말고는 더 이상의 한파일수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올 들어서는 한파일이 단 하루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올 1월과 2월 한파일수가 0인 것입니다. 앞으로도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에 머무는 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번 겨울 한파일수는 지난해 12월에 기록한 단 1일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원인은 북쪽 찬 공기가 한반도로 확장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한겨울 추위를 몰고 오는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이 약해 기온을 크게 떨어뜨리지 못한 것이죠. 상대적으로 남쪽의 따뜻한 공기 영향이 커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번 겨울 약한 엘니뇨가 이어지면서 다른 겨울에 비해 따뜻한 공기가 한반도 남쪽까지 영향을 준 것입니다.

한파일수만 놓고 비교하면 서울의 경우 1976년이 가장 추웠다고 할 수 있는데, 한파일수가 무려 21일이나 됐습니다. 1980년이 16일로 뒤를 잇고 있고, 그다음은 1983년의 15일, 1985년의 14일, 1979년의 13일, 그리고 바로 2년 전인 2017년 12일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파 추위 (사진=연합뉴스)
최근 겨울이 다시 추워지면서 온난화의 역설이라는 표현도 등장하고 있지만 춥지 않았던 해도 많았습니다. 2013년에는 한파일수가 0이었고 2014년은 2일 2016년도 1일에 머물렀습니다. 올겨울도 이 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파일수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견딜만한 겨울이었다는 뜻이어서 서민들에게는 나쁠 것이 없습니다. 수도관 동파와 같은 피해도 줄 것이고 난방비도 줄일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기온이 오르면 생태계에 나쁜 영향이 우려되는 만큼 앞으로도 딱 올해 정도만 추웠으면 좋겠습니다.

춥지 않은 겨울이 이어지다 보니 남녘에서는 한 달 가량이나 일찍 꽃소식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제 겨울도 정말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이번 주는 그래도 평년보다 기온이 낮아 찬 기운을 느낄 수 있지만 다음 주부터는 기온이 더 오르면서 겨울 흔적을 점차 지울 것으로 보입니다. 겨울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충분히 즐기시기 바랍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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