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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경제는 성장하는데 체감 경기 냉골인 이유

<앵커>

친절한 경제 경제부 한승구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어서 오세요. 어제(11일) 이 자리에서 체감 물가 얘기를 나눴는데, 오늘은 체감 경기, 경제 지표와 어떻게 다른가 연구하고 오셨다고요?

<기자>

네, 작년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1인당 3만 달러가 넘었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오래 걸렸고 대단한 일인데 별로 축하 분위기는 안 나고 있잖아요.

분명히 경제는 계속 조금씩이라도 성장을 하고 있고 국민소득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데 왜 체감 경기는 이런 거냐, 한국은행의 김형석·심연정 두 연구진이 분석을 한 내용입니다.

먼저 익숙한 GDP 성장률입니다. 2%대까지 내려오긴 했지만 그래도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꾸준히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다가 상대체감지수라는 걸 얹어보겠습니다.

기준을 0이라고 했을 때 2014년부터 내려오기 시작해서 최근 1, 2년 사이에는 GDP 성장률하고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그럼 이 상대체감지수라는 게 뭐냐 하면, GDP가 전체 평균은 잘 보여주는데 이게 어디까지나 평균이란 말이죠.

실제 사람들이 느끼는 건 천차만별인데 왜 천차만별인가, 당연히 업종에 따라서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사람, 반도체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느끼는 게 다를 것이고, 기업 규모에 따라 대기업 다니는 사람, 중소기업 다니는 사람이 느끼는 게 다를 것이고 여러 가지 차이들이 있겠죠.

그래서 이런 업종이나 기업 규모 같은 차이 5가지를 계산해서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게 상대체감지수고, 결국에 체감 경기는 2014년 이후에 계속 나빠지고 있다 이런 얘기입니다.

<앵커>

그럼 그중에서 체감 경기가 나빠지게 느끼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뭐였습니까?

<기자>

5가지 차이를 반영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 중에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실업률 격차하고 기업 규모 간 가동률 격차라는 거였습니다.

전체 실업률도 실업률이지만 특히 15세에서 29세까지 청년 실업률이 높을 때 사람들은 경기가 더 안 좋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여전히 압도적으로 많은 임금 근로자들이 중소기업에서 일하는데, 이렇게 고용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들의 상황이 안 좋아지면 역시 또 경기가 안 좋다고 느낍니다.

생활 물가가 지표 물가보다 비싸다든지 업종별로 임금 차이가 난다든지 하는 것은 체감 경기 악화에는 별로 영향이 없었습니다.

정리해 보면 우리나라 경제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국민 소득도 처음으로 3만 불을 넘었다. 그런데 체감 경기는 2014년 중반 이후로 계속 나빠지고 있고, 그 이유는 청년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보다 높아지고 그 차이가 커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금융 위기 이후에 주요 업종들이 부진하거나 대기업들이 해외에 공장을 지으면서 국내에 잇는 중소기업 가동률이 떨어진 게 체감 경기에 큰 타격을 줬다. 이게 연구진들의 결론입니다.

<앵커>

단순히 경기가 안 좋다는 얘기가 아니라 구조적인 요인이 있다는 거군요.

<기자>

네, 작년에 세금이 계획했던 것보다 25조 원이 더 걷혔습니다. 집값 폭등하면서 양도세가 많이 걷힌 탓도 있고, 법인세 같은 경우도 7조 9천억 원이 더 걷혔습니다.

그런데 법인세는 상위 10% 기업이 내는 세금이 전체 한 97% 정도가 됩니다. 상위 기업들은 계속 사정이 좋았다는 이야기예요. 

그럼 이런 기업 간의 격차가 예전에도 체감 경기에 나쁜 영향을 줬었던 거냐, 금융 위기 전에는 전혀 영향을 못 줬던 것으로 조사가 됐습니다.

실업률 격차도 마찬가지여서 금융 위기 전에는 청년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보다 오히려 낮아서 체감 지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누적된 구조적인 문제들이 체감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건데요, 아무래도 정책은 경제 지표를 토대로 만들어지게 되는데 지표하고 체감이 차이가 많이 나면 정책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경기 부양책은 부양책대로 쓰되 청년 고용, 그리고 대기업 중소기업 격차 해소에도 집중하는 게 체감 경기를 높이는 데 중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체감 경기도 중요하니까요,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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