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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외주화' 방지책 남기고…故 김용균 마지막 길

<앵커>

지난해 12월 11일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입사 3개월 만에 사고로 숨진 고 김용균 씨. 이 비정규직 청년의 고독한 죽음은 우리 사회가 외면했던 '위험의 외주화'를 돌아보게 했고 결국 '김용균 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을 28년 만에 이끌어냈습니다. 위험한 작업장에서는 사내도급이나 하도급은 금지되고 사고가 나면 사업주도 강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또 고인이 일했던 연료 설비 운전 분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추진됩니다. "누구나 안전하게 일하는 세상"을 꿈꿨던 고인의 영결식은 사고가 난 지 62일 만인 오늘(9일) 엄수됐습니다.

장민성 기자입니다.

<기자>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발전소 굴뚝의 흰 연기가 고 김용균 씨의 운구 차량을 맞이합니다.

고인이 마지막까지 홀로 일했던 발전소 9, 10호기 앞까지 운구 행렬이 이어지고 고인의 넋을 기리는 노제가 사고 발생 62일 만에 열렸습니다.

[박태환/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산업노조 위원장 : 62일이 지났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님을 차가운 냉동고에 그 기간 동안 다시 누이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운구 행렬은 서울로 이어졌습니다.

고인의 모습을 상징하는 모형이 풍물패의 장단에 맞춰 행렬을 이끌었습니다.

'고인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 '모든 노동자가 안전한 세상을 바란다.' 등의 글귀가 적힌 만장 행렬에 이어 고인과 나이가 같은 외사촌 황성민 씨가 영정을 들고 꽃 상여와 운구 차량이 천천히 뒤를 따랐습니다.

영결식은 광화문 광장에서 엄수됐습니다.

주최 측 추산 3천여 명의 추모객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습니다.

[박효진/추모객 : 여전히 젊은 친구들이 많이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그리고 심지어 죽음까지 가는 현실이 안타까웠고요.]

아들을 떠나보내는 어머니는 터져 나오는 울음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 너를 보내고 싶지 않은데 어찌 보내야 할지 막막하구나.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한다. 내 아들, 용균아.]

'위험의 외주화'에 경종을 울리고 떠난 스물네 살의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고인의 유해는 화장 절차를 거친 뒤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김민철,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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