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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급한데 "자리 없어요"…병원 찾아 헤매는 응급환자

<앵커>

환자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남달랐던 고 윤한덕 센터장은 전국 응급실 현황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응급환자를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가장 빨리 이송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응급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인 것인지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해마다 1천 50만 명이 전국 529곳의 응급실을 찾습니다.

제각각 사정은 급하다지만, 의료진이 판단하기에는 경증환자들이 대형병원 응급실에 몰리는 현상이 여전히 심각합니다.

[(제일 아픈 곳이 명치 있는 곳이에요?) 여기(명치 부위)가 아파요.]

[만약에 오늘 통증이 있으면…(다시 오셔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병상이 부족합니다.

외래진료 받고 입원이 안 되자 응급실로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폐렴이 있으셔서 치료받고 있으셨습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급한 중증환자가 오히려 병원을 찾아 헤매는 일이 빈번합니다.

[통증엔 움직이긴 하세요? 지금 전혀 움직이지 않으시거든요. 지금 상태가 매우 안 좋으세요.]

수술할 의사가 다른 수술을 하고 있거나 중환자실이 없어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는 겁니다.

[박준범/순천향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저희 같은 대학병원들이 여력이 없을 때 그걸 받아주는 병원이 돼야 하는데 오히려 그 병원들이 이미 넘쳐서 저희한테 환자를 보낼 수밖에 없는 그런 약간 기형적인 구조가 되어 있습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119구급차 병원 재이송 사례는 무려 3만3천 건이 넘었습니다.

병원이 거부한 이유는 전문의 부재가 가장 많았고, 진료과 없음, 병상 부족, 의료장비 고장이 뒤를 이었습니다.

병원을 이동한 중증 응급환자는 한 병원에서 바로 치료받은 중증 응급환자보다 사망률이 4배나 더 높습니다.

[김윤/서울의대 의료관리학 교수 : 고르게 지리적으로 진료능력을 갖춘 병원을 배치하고요. 다른 한편으로는 경증환자가 불필요하게 (대형병원에)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도 동시에 만들어야겠죠.]

현재 119는 통상 응급환자를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하는데 119에 병원 상황 정보가 공유돼 환자 상태에 따라 가장 적정한 의료기관을 판단해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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