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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이라도 더 살려야"…끝까지 현장 지킨 '응급의료 버팀목'

故 윤한덕 응급의료센터장의 업적과 발자취

<앵커>

동료들은 고 윤한덕 센터장을 열악한 응급 의료 현실을 바꾸고 환자들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 애썼던 의사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늘 묵묵히 헌신적으로 일했던 분이라서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데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가 고인의 삶을 돌아봤습니다.

<기자>

윤한덕 센터장은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열 당시 팀장으로 합류한 후 지금껏 밤낮없이 환자를 돌봐왔습니다.

2012년 센터장을 맡았고 본격적으로 응급의료 체계를 구축하는 일에 몰입했습니다.

응급환자가 빠른 시간에 적정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게 응급의료체계의 기본이라는 소신이었습니다.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 재난 응급의료상황실 운영, 그리고 응급의료기관 평가, 국가 응급진료정보망 구축 등이 그런 고민의 결과로 만들어졌습니다.

[권용진/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 사업단장 : 국가 차원의 재난상황실을 만드는 것도 윤한덕 선생님의 많은 노력으로 이루어졌던 일이고, 또 구급차에 있는 구급대원들이 화상으로 통화를 하면서 환자를 이송하기 위한 시범 사업을 만든 것도 윤한덕 선생님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일들입니다.]

메르스 공포가 포효하던 지난 2015년에는 가장 한 가운데에서 메르스와 맞서 싸웠습니다.

[故 윤한덕 센터장 (2015년 6월 11일) : 메르스 의심 환자나 확진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인데, 저희가 마련한 음압 격리 병실이 넘칠 만큼 더 많은 환자가 내원했을 때 환자를 수용하고자 (음압 텐트)를 만들었습니다.]

동료들은 고인이 죽는 순간까지 애써왔던 응급의료 체계를 바로 세우는 일이 자신들의 숙제로 남았다고 말합니다.

[이재백/전북대 응급의학과 교수 : 좀 더 지역 편차적인 문제들도 해결될 수 있으면 좋겠고, 그다음에 균형감각이 잡힌 그런 응급 의료 시스템이 기획되고 가동되는 그런 시대를 원치 않을까 싶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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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동찬 의학 전문 기자 나와있습니다.

Q. 故 윤한덕 센터장 어떤 사람이었나?

[조동찬/의학전문기자 : 제가 재작년 지방에서 열린 응급의학회 학회를 참석했을 때 고인을 마지막으로 뵀는데 응급의학과에서 주최한 학회니까 모든 발표가 당연히 응급의료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내용이었겠죠. 그때 윤한덕 선생님이 저에게 "응급의료는 전체 의료의 일부분일 뿐이다. 전체 의료가 제대로 굴러가는 게 더 중요한 일이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본인은 응급의학과 전문의지만 균형된 시각으로 응급의료를 발전시키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업무량이 과중했던 모양입니다. 지난해 11월 센터장을 그만두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적이 있는데 지인들은 그렇게 힘들었으면서도 결국 본인의 의무감이 커서 관두지 못했을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Q. 故 윤한덕 센터장 생전 업적은?

[조동찬/의학전문기자 : 심폐소생술, 지금은 학교나 직장에서 누구나 교육받을 수 있습니다. 바로 고인이 시작했던 일입니다. 심정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 심폐소생술이 이루어져야 한 사람이라도 더 살 수 있을 것 아닙니까. 고인은 생전에 SNS를 통해 응급의료 현실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는데요, 응급환자 더 살리려면 응급구조사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론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응급구조사가 응급환자의 생명을 살릴 의약품 쓸 수 있게 해주고 심전도 검사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말씀하셨는데,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단체 등 직역 간의 이해관계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는 게 응급의료의 목적이란 신념을 표현하신 겁니다.]

Q. 의료계 충격도 클 것 같은데

[조동찬/의학전문기자 : 의료계는 충격과 슬픔이 큰 상태이지만 유족들은 담담하게 고인의 장례를 치르고 있습니다. 슬하에 아들이 두 명인데 큰아들은 군 복무 중이고 작은아들은 고등학교 진학 예정입니다. 고인은 SNS에 주 52시간 근무를 아이들에게도 적용하자. 52시간 넘으면 아동학대라며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정작 본인은 52시간은커녕 밤샘 격무로 유명을 달리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 故 윤한덕 응급의료센터장, 설 연휴 근무 중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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