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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뒤로 꺾고, 계속 폭행"…만취 승객에 맞는 택시기사

<앵커>

대구에 한 택시기사가 만취한 승객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저희 SBS에 제보를 해왔습니다. 수시로 일어나는 일인데요, 행정당국이 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것도 여러 차례인데 왜 끊임없이 반복되는 걸까요.

이세영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지난 11일 밤, 대구의 한 10차선 도로를 달리던 택시 안입니다.

만취 승객이 갑자기 차를 세우라고 하더니 빨리 세우지 않는다며 손찌검하기 시작합니다.

가까스로 차를 세우고 요금을 달라고 하자 이번엔 주먹이 날아듭니다.

[강 모 씨/택시기사 : 돈 주고 가세요. (너 잘못 걸렸다! XX야!)]

폭행은 차 밖에서도 계속됩니다.

[강 모 씨/택시기사 : 5차선을 넘어오는 동안 계속 폭행이 이어졌거든요. 손을 뒤로 꺾어버리고….]

택시기사 강 모 씨는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은 뒤 일손을 놓고 있습니다.

[강 모 씨/택시기사 : 잠을 못 잤어요.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그 생각이 자꾸 나 힘들죠.]

택시기사 등 운전자를 폭행하는 사건은 해마다 평균 3천 건 쏟아져나오는 대책에도 끊이지를 않습니다.

지난 2015년 만취 승객은 승차 거부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개정됐지만 만취 기준이 모호해 있으나 마나입니다.

운전석 보호 칸막이 도입도 지지부진합니다.

이렇게 단단한 강화 플라스틱 소재 칸막이를 운전석을 빙 두르는 형태로 설치해서 운전석과 뒷좌석, 그리고 옆좌석을 분리하는 겁니다.

지난 2014년 서울시는 여성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시범 설치 사업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어떨까요?

지금까지 설치된 차는 고작 20여 대, 신청이 저조하단 이유로 5년간 사업을 중단했다가 다음 달부터 겨우 재개합니다. 대구, 부산은 사업을 아예 접었습니다.

설치 비용의 절반을 택시기사가 부담해야 하는 데다, 군데군데 뚫려 있는 디자인이라 실효성이 없다며 외면당하는 겁니다.

[안기정/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연구위원 : 사용하기 편하고 그리고 친근하게 디자인을 가져가는 방향, 수요를 반영시켜서 (설치해야 합니다.)]

운전자와 승객 모두의 안전이 걸린 만큼 미국과 영국, 호주처럼 택시 운전자 보호 칸막이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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