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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명이 찾은 화천에 산천어가 없다고?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1월 18일 (금)
■ 대담 :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생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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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천에 산천어 살지 않아… 영동 지방에 서식
- 화천 산천어 축제 때문에 물막이 공사… 생태 교란
- 산천어 축제에 산천어 76만 마리 투입, 3~5일간 먹이 주지 않기도


▷ 김성준/진행자:

매년 이맘때가 되면 강원도 화천군에서 산천어축제가 열리죠. 이게 2003년부터 시작돼서 올해는 역대 최단기간 100만 명 돌파 기록까지 세웠다고 합니다. 지자체 축제 중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불리고, 또 흑자 축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산천어축제의 모든 과정이 집단 학살이다."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네요. 자세한 내용을 생태학박사인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연결해서 한 번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생태학박사):

예.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박사님께서 한 매체를 통해서 화천 산천어축제가 한국에서 가장 반생태적이고, 비인도적이고, 비교육적인 축제다. 이런 글을 기고하셨더라고요.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셨는지부터 설명 좀 해주시죠.

▶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생태학박사):

일단 생태적으로 말씀드리면. 지역 축제라고 하면 보통 그 지역에 있는 대상을 가지고 한다고 보통 생각합니다만. 화천에는 원래 산천어가 전혀 살고 있지 않습니다. 영동 지역에만 있는 생물을 데려다가 키우고 있는 겁니다. 거기다가 화천 자연 생태 자체에서 있는 물고기를 잡는 것이 전혀 아니고. 전국 17개 양식장에서 모두 양식으로 기른 것을, 거기다가 무리하게 대량으로 다 옮겨서 잡고 있는 것이어서. 전혀 생태적인 것과는 전혀 무관하고, 심지어는 반생태라고 말할 수 있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 또 화천천 자체가 아주 깨끗한 천인데. 대량의 행사를 하기 위해서 물막이 공사를 하고. 물고기가 빠져나가면 잡기 어려우니까 모두 막아놓은 상태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 곳의 생태를 교란할 수밖에 없는 상태입니다. 또한 반인도적이라는 것은 무엇이냐면요. 이 물고기도 나중에 먹기 위해서 키운다 하더라도 하나의 생명인데. 일단은 축제 때 입질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5일간 또는 3일간은 밥을 아예 굶긴다고 합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고요.

그 다음에 축제 하기 위해서 물고기들이 17개 양식장에서 대거 운송하면서 굉장히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굉장히 과민한 상태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그래서 거기서 실제로 많이 죽기도 하고요. 그 다음에 행사장 내에서는 맨손잡기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가두리 조그마한 곳에 여러 마리를 얕은 물에 풀어, 사람들이 집단으로 달려들어 마구 잡는 상황이에요. 어떤 때는 미끄러워서 잡기 힘드니까 아가미에 손을 넣어서 피가 줄줄 나오기도 하고. 이런 일들이 그 자리에서 매일매일 발생합니다. 또한 반인도적이라는 것은 그것을 아이들이 보고 있는데. 아이들이 수만 명의 사람들과 같이 하기 때문에 그대로 그걸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에요. 심지어는 살아있는 물고기를 경품으로 준다고 해서 산 채로 비닐봉지에 넣어서 무대에서 밖으로 던집니다. 아이들이 괜찮은 줄 알고 그걸 잡고 막 휘두르는 장면이 바로 이번 축제장에서도 버젓이 연출됐습니다. 제가 짧게 말씀드린 것은 전부도 아니고 일부 대목만 말씀 드렸습니다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반생태적, 반교육적, 반인도적이라고 하기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저희도 사실 한 번인가 이 프로그램에서 산천어축제를 소개하면서. 아무래도 지자체 축제 중에서 성공적인 축제라고 하니까. 사실 산천어를 전국에서 양식해서 축제를 위해 수송한다. 이런 얘기부터 시작해 여러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습니다만. 수송 중에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말씀하셨는데 물고기도 이런 스트레스나 통증, 공포 등을 느낍니까?

▶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생태학박사):

그것이 그 동안은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그만큼의 많은 연구가 있어 왔습니다. 이제 학계의 분위기는 물고기도 상당 수준의 인지와 지각 기능을 가지고 있고. 감정도 심지어 느끼는 것으로 추정하는 학자도 있고. 특히 고통에 대해서는 많이 느낀다는 쪽으로 과학계도 기울고 있습니다. 그래서 물고기가 다른 고등동물에 비해서 어느 정도 신경조직 등이 조금 적을지라 하더라도. 그렇다고 해서 그게 전혀 둔감하다, 또는 못 느낀다는 주장은 이제 거의 지지를 못 받고 있고. 물고기도 많이 느끼고 있고, 그래서 과학계도 인정하는 쪽으로 증거가 많이 쌓여있고, 연구 결과가 사실 많이 도출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아까 화천이 산천어가 살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러면 산천어는 어느 지역에 주로 살고, 어떤 생태적인 특성을 가진 물고기인가요?

▶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생태학박사):

영동 지방에만 살죠. 화천은 영서 지방인데. 원래는 산천어와 송어 종류의 물고기는 바다로 나가는 연결된 하천에서만 살게 돼 있고요. 산천어의 경우에는 길이 막혀서, 육봉형이라고 부르는데. 길이 막힌 상태 내에서만, 원래는 바다로 통과하다 더 이상 그렇지 않은 물인 영동 지방에서만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밖으로 나가는 개체가 있다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어쨌든 간에 서식지는 다 영동 지방에만 있고 영서 지방에는 없는 물고기인데 이제는 축제한 지가 꽤 돼서 그걸 빠져나가 조금 발견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자연적 생태가 아닙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한 번 축제 하면 산천어가 몇 마리나 투입이 되나요?

▶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생태학박사):

굉장한 양이 투입되고. 물량이 작년 또는 올해 기준 정도로 180톤 정도가 됐고요. 그것은 물고기 수로 하면 약 76만 마리가 됩니다. 엄청난 숫자죠. 76만 마리 정도가 된다는 것은. 그 76만 마리가 3주 동안의 유흥을 위해서, 그것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1년 내내 반찬거리가 아니라. 딱 3주 간의 유흥을 위해서 76만 마리가 희생되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양이 많네요. 그런데 사실 현실적으로 보면 산천어축제가 화천군 입장에서는 상권을 살리는 데에 큰 도움도 주고. 여러 가지 장점이 많단 말이에요. 사실 산천어축제가 동물 학대라는 의견을 제시하게 되면 지자체나 지역주민 입장에서는 상당히 반발할 것 같거든요.

▶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생태학박사):

지금 아직도 21세기에 우리가 이런 얘기를 할 때마다, 돈이 되는데 괜찮은 것 아니냐는 논리가 나오는 게 놀랍습니다. 아무리 돈이 되더라도, 모든 기업도 마찬가지고 어느 상권이든 간에. 그것이 만약 노동 착취를 하거나 환경 파괴를 한다면 당연히 비판 받고, 그런 루트는 더 이상 가지 않아야 되는 게 맞는 거죠. 지금도 그런 식의 축제를 하지 않는 지자체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자체가 아직까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깨닫지 못하고 있어서. 사실은 많은 종류의 생태계 파괴를 하거나, 생명을 경시하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그냥 지속되어 왔던 게 사실인데. 돈을 버는 방식이 문제가 있다면 바꿔야죠. 축제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이런 식의 생명을 완전히 함부로 여기는 핵심 콘텐츠로 하는 부분은 바뀌어야 하는 것이고. 그러면서도 지역 문화를 살리는 방식으로 변모해야 하는 것이지. 잘못된 방식을 가지고 그냥 돈 벌리니까 된 것 아니냐고 지금 현재 말한다면. 그 어떤 축제든, 그 어떤 기업이든 돈만 벌리면 된다는 논리로 결국 귀결이 되는 건데. 그것은 지금 이 시대에 할 수 있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산천어 (사진=연합뉴스)
▷ 김성준/진행자:

지금 산천어축제 말고도 지자체에서 동물을 주제로 개최하는 지역 축제가 많지 않습니까.

▶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생태학박사):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서울대 천명선 교수 연구실과 같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전국에 86개 축제가 동물을 이용하는 축제가 있고요. 프로그램으로 보면 129개 정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축제의 대부분이 84% 정도 동물에게 죽거나 극심한 고통을 주고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요. 그래서 이 축제들의 맨손잡기도 동물이 살아 있는 상태인데 쫓아가서 하는, 그런 것이 70%가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물을 주제로는 삼고 있지만 사실은 그 동물을 굉장히 괴롭히는 축제들이 대부분이 성황입니다. 전국적으로.

▷ 김성준/진행자:

지금 산천어축제 외에 특별히 좀 더 문제가 된다고 생각되시는 축제는 어떤 게 있습니까?

▶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생태학박사):

예를 들어서 울산 고래축제의 경우에는. 고래가 굉장히 많이 죽고, 실제로 포경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어획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도. 울산시는 그런 보존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고래를 축제 주제로만 이용하고 있고. 실제로 축제장 바깥에 고래 고기를 계속 판매하는 식당 수십 개가 늘어져 있습니다. 또 함평 나비축제의 경우에도 현지 생태에 있는 곤충이 풍부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그곳 역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인공적으로 투입해 주는 나비들을 사용해서 축제 기간 동안 살다 죽고, 게다가 너무 이른 시기에 하는 바람에 방사해 준 나비도 그냥 밖에서 죽는 경우가 태반이어서. 사실 거기도 굉장히 반생태적 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박사님 생각은 이렇게 동물을 주제로 한 축제는 다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신가요?

▶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생태학박사):

그런 것은 아닙니다. 동물을 이용하고, 전혀 동물의 생태와 안위를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축제는 중단이 되어야 하지만. 동물을 먼 거리에서 관찰하고 그 동물의 생태적 이야기 등에 집중하는 축제는 있을 수 있겠죠. 그리고 그런 쪽으로 점점 변모를 해야 하고 실제로 그런 예도 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도 무주 반딧불축제라든가, 군산 철새축제의 경우에는 그런 식으로 동물에 해를 끼치지 않는 축제들이 있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점점 가야지. 계속 동물을 그 즉시 작살로 찍고, 아니면 낚싯바늘로 꿰고, 손으로 잡고, 그래서 먹고. 먹을 때 먹더라도 어떻게 먹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거죠. 죽이는 행위가 오락의 주된 대상이다. 이것은 당연히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 되지 않고 친생명적이고 생태적으로 바뀌는 축제가 된다면야 당연히 좋은 축제가 될 수 있겠죠.

▷ 김성준/진행자:

아까 말씀하신 것 중에서 맨손잡기가 인수공통 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사람과 동물이 함께 전염될 수 있는 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게 의학적으로 사례가 이미 나온 겁니까?

▶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생태학박사):

지금까지 화천 산천어 축제에서 이런 사례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간과 동물이 직접 접촉을 해서 겪는 인수공통 전염병은 무수히 많죠. 원래 이것도 논란의 여지는 있습니다. 에이즈나 에볼라 같은 경우도 아프리카에서 그런 식으로 영장류와 접촉해서 나왔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사실은 그 외에도. 너구리같은 경우 도심 너구리를 절대 만지지 말라는 것은 인수공통 전염병 때문이에요. 마찬가지로 물고기에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죠. 그런데 지금 당장 사례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접근법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게 나올지 모르고, 우리가 모르는 게 많고. 새로운 바이러스나 균은 진화를 빨리 합니다. 그래서 직접 접촉은 언제나 위험하고, 이런 야생동물 세균학이나 질병학을 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기본적인 이야기죠. 그래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맨손잡기는 여러 가지 차원에서도 문제가 많지만, 감염병의 차원에서도 전혀 점검이 되지 않고 있고.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아까도 잠깐 언급을 하셨습니다만. 그러면 이런 산천어축제를 비롯한 여러 동물을 주제로 한 축제들이 좀 더 발전적으로 바뀌려면 어떤 방식을 택해야 될까요? 산천어축제를 한 가지 예로 말씀해주셔도 좋고요.

▶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생태학박사):

일단 화천 같은 경우는 그 지방에 있지도 않은 물고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그런 종류의 축제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축제를 하고 싶으면 어느 지방이든 자기가 가진 것을 자랑하잖아요. 인삼이 난다든가, 참나무가 난다든가. 일단 생태와 고장이 가까운 것을, 진짜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하고요. 그것을 즉물적으로 잡고, 먹고, 죽이는 것을 점점 하다 보면 사람들이 결국 그런 것에만 중독이 됩니다. 그래서 위험해지고. 문화적으로 재해석하고, 그것을 꽃피우는 식의 행위를 해야죠. 그것이 축제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만약 어떤 특정 물고기가 좋다면 그 물고기의 생태와 행동에 대해서 연구하고, 그래서 그것을 재미있게 바라보는 방식으로 가야 되겠죠.

▷ 김성준/진행자:

예.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생태학박사):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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