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서로 상황 맞으면 '매칭'…'플랫폼 노동' 확산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01.09 13:4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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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요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이야기 나눠봅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최근 확산일로에 있는 이른바 공유경제가 숙박, 차량, 이런 공유를 넘어서서 사람의 일, 노동 분야에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이런 소식 들고 오셨죠?

<기자>

말씀하신 차, 집뿐만 아니라 일에 있어서도 지금까지 우리 머릿속의 직장의 개념을 벗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좀 보여드리면요.

지금 수도권에서 12만 명이 가입해 있는 가사도우미 매칭 앱입니다. 여기에 내가 원하는 시간, 집 크기, 그리고 아이랑 반려동물이 있는지 같은 기본적인 우리 집 사정을 입력하면요.

이 앱에 일해 보겠다고 스스로를 등록해 놓은 5천500명의 도우미 지원자 중에서 자기 시간이 되고, "아, 내가 갈만한 거리다. 가볼까?" 생각한 사람이 응답해 옵니다.

카카오 택시나 티 택시로 요청하면 가까운 데 있는 빈 택시 중에서 내 목적지를 보고 "저 손님을 태우자." 하고 오는 거랑 비슷하죠. 똑같은 방식의 보육도우미 앱도 있습니다.

아이가 아직 어린 분들은 갑자기 외출할 사정이 생겨도 가족 중의 다른 사람이나 누구랑 배턴터치가 안 되면 아이 두고 못 나가시잖아요.

그런데 몇 시간 전에만 요청을 하면 '시간 되면 내가 봐줄 수 있다'고 지금 이 앱에 자신을 등록해 놓은 1천200명 중에서 상황이 되는 사람이 와주는 겁니다.

[김희정/'보육도우미 매칭 앱' 대표 : 어린이집 끝나고 엄마 아빠 퇴근하는 시간, 그 몇 시간만 좀 돌봄을 해주면 가장 좋거든요. 플랫폼을 이용해서 내 주변에 몇 시간 일할 수 있는 검증된 사람을 찾는다는 게 굉장히 쉬워졌고요.]

<앵커>

권 기자, 그런데 누군가가 어쨌든 우리 집에 들어오는 거고 우리 아이를 봐주는 거라면 아무나 들이기엔 조금 꺼려질 것 같기도 한데요.

<기자>

앱 운영업체, 회사에서 초기에 등록받는 과정에서 검증을 하죠. 그래서 신분증이나 자격증, 또는 경험치를 앱에 게재하기도 하고요.

그걸 보고 이용자는 "아 나는 이분이 와줬으면 좋겠어." 하고 지정도 할 수 있습니다. 그분이 사정이 된다면요. 기본적으로 내 손 안에, 휴대전화 안에 인력 장터가 오픈마켓으로 열린 것과 비슷합니다.

기존의 인력회사처럼 누가 누굴 지정하고 보내주고 이런 개념이 아니라 여기서 내가 당신의 일을 사겠다 팔겠다를 내가 알아서 정하는 겁니다.

또 내가 이 앱에서는 집안일을, 저 앱에선 보육을 요청할 수 있듯이 어떤 사람은 이런 앱들에 두루 등록해 놓고 자기 사정에 맞춰서 오전엔 이 일 했다가 오후엔 저 일 했다가 내일은 쉬었다 할 수도 있겠죠.

이렇게 앱, IT 플랫폼을 매개로 서로 상황이 맞는 노동 수요랑 공급이 직접 만났다가 바로 흩어질 수도 있고, 서로 잘 맞으면 계속 볼 수도 있는 이런 형태의 일을 '플랫폼 노동' 또는 '긱 이코노미'라고 부릅니다.

<앵커>

긱이요? 긱은 왜 긱이죠?

<기자>

약간 설명이 긴데요, 예전에 연주를 할 때 연주자끼리 잠깐 만났다가 흩어지는 것을 긱이라고 불렀거든요.

그걸 착안해서 만났다 흩어지는 긱 이코노미라고 부르는 건데요,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회사 같으면 계약 조건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있잖아요.

'나는 당신이 어떤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 또는 '나는 무슨 무슨 일까지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건 돈으로는 얼마다.' 하는 것도 앱을 통해서 그때그때 미리 세세하게 합의가 되어서 서로 얼굴을 전혀 보지 않고도 계약이 됐다가 흩어졌다 하는 거죠.

<앵커>

그러면 이 분야에서는 사실 모두가 모두의 자영업자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사실 그럼 개념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선 이제 시작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좀 더 널리 퍼져 있습니다.

오늘(9일) 보여드린 가사나 육아뿐만 아니라, 번역, 법정 변호, 회계 같은 일까지도 이런 방식으로 구할 수가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나한테 유리한 서비스를 쉽게 찾아 쓸 수 있고요. 일을 하는 사람도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정년이라든가 나를 끝까지 보호해주는 회사는 점점 사라지고 특히 여성들 같은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경력이 단절됐다가는 재취업하기 너무 어려운 사회에서 사실 나만 마음이 있고 계속 잘한다면 어디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거나,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바로 얻을 수가 있는 거예요.

단, 지금은 이런 식의 플랫폼 노동이 틈새시장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나 노동자에게나 장점이 주로 보입니다.

그런데 플랫폼이 많아져서 만약에 대세가 된다면 노동자는 보호받기 힘든 무한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돈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예를 들면 산재를 당했다. 일을 하다가 다쳤다.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냐, 노동을 기존의 회사나 노사의 틀 안에서만 보는 지금 법에서는 보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먼저 이런 플랫폼이 확산된 미국, 유럽에서도 시작하고 있듯이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보호장치나 보완책을 때맞춰서 같이 만들기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세상은 이렇게 매일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내일은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세상입니다.

미래의 생활상을 한 발 앞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로 불리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가 조금 전 새벽에 미국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 최초로 공개한 미래의 물건들부터 함께 보시죠.

<리포트>

부드럽게 휘어 있는 화면 위로 흘러내리는 폭포,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올해 판매에 나설 '돌돌 말리는 TV'입니다.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는 탁자로도 쓸 수 있는 스피커 겸 본체 안으로 화면을 돌돌 말아 치워 버리고, 화면 일부만 빼내 다른 스마트 기기에 연동해 쓰거나 디지털 액자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관심을 모았던 '접히는 TV'가 실제 안방으로 성큼 다가선 겁니다.

[론 프레이저/캐나다 기자 : '돌돌 말리는 OLED TV'는 제가 지금까지 본 것 중에 가장 놀라운 물건이에요. 몇 년 동안 기다려 왔는데, 이제야 상용화되네요.]

인공지능을 통한 가전의 융합, 이른바 '스마트 홈'도 더 발전한 모습으로 선보였습니다.

[맨 앞에 있는 치킨 조리법 좀 읽어줘. 먼저 (화씨) 350도로 오븐을 예열해 주세요. 그럼 오븐 온도를 그렇게 맞춰줘. 보세요!]

상용화를 앞둔 생활가전으로서의 로봇도 등장해 업체 대표와 공동 기조연설에 나섰습니다.

[박일평/LG전자 CTO (최고기술책임자) : 이 친구는 제 연설을 도와주기 위해 여기 왔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CES에서 연설하는 로봇이에요.]

삼성전자는 건강관리 로봇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삼성봇 케어 : 당신 혈압은 114-84로 정상이에요.]

오늘 새벽 본격 개막한 CES에서는 차세대 통신 5G가 가져올 변화와 다양한 미래형 차량을 비롯해 인류의 내일 생활상을 한 발 앞서 볼 수 있는 첨단 기술들이 나흘간 선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