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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맞서 지켜낸 보물들…간송이 남긴 '대한콜랙숀'

<앵커>

그런가 하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간송 전형필 선생이 서슬 퍼런 일제에 맞서 지켜낸 귀한 문화재들이 한자리에 전시되고 있습니다.

홍지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당당하게 벌어진 어깨를 따라 유려한 곡선을 자랑하는 고려청자의 대표 걸작입니다.

1935년, 일본 총독부박물관도 탐을 냈지만 서른도 안 된 청년 간송이 거금 2만 원을 주고 샀습니다.

기와집 20채에 해당하는 가격이었습니다.

하얀 병에 새겨진 나비와 푸른 난초 잎사귀는 뻗어 나올 듯 생생합니다.

이 역시 간송이 1936년 경매시장인 경성구락부에서 일본 거상 야마나카를 물리치고 1만 4천 580원에 사들였습니다.

[전인건/간송미술관장 : (경성구락부는) 합법을 가장해서 일본으로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들의 유출 통로로 사용됐고, 그곳이야말로 간송이 우리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서 싸웠던 최전선이라고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겸재 정선의 21폭 화첩은 친일파 송병준의 머슴이 불쏘시개로 쓰려던 것을 간신히 살려냈습니다.

고려청자 수집가였던 영국인 변호사 개스비로부터 인수한 작품들도 볼거리입니다.

새끼 품은 어미 원숭이를 형상화한 '청자모자원숭이형연적' 등이 조국으로 와 국보가 됐습니다.

3·1운동 때 독립선언서를 인쇄한 보성학교가 일제의 탄압으로 폐교 위기에 처하자 간송이 황해도 연백의 3천 석지기 땅을 처분해 인수한 사연도 만날 수 있습니다.

간송의 보물들은 가장 암울한 시대에 지켜낸 것이기에 문화재 이상의 가치를 품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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