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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회계투명화' 놓고 엇갈린 국회…무산된 처벌법

<앵커>

아이들한테 써야 할 돈 빼돌려서 명품 사고 비싼 차 타고 다닌 일부 사립 유치원들의 비리가 드러났을 때만 해도 이 법은 금방이라도 통과될 것만 같았습니다.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유치원 비리 막겠다고 한 게 불과 얼마 전입니다.

그런데 대체 국회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또다시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건지 박세용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핵심은 민주당은 유치원 단일 회계입니다.

지갑을 하나만 만들고 여기서 돈을 개인용도로 빼서 쓰면 형사 처벌을 하자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유치원비를 받아 명품 가방을 샀을 때 횡령죄를 물을 수 있습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분리 회계, 그러니까 지갑 하나에는 국가지원금만 넣어서 사적으로 쓰면 형사처벌하되 다른 지갑에서는 사립유치원이 어디에 쓰든지 형사처벌까지 하지는 말자는 겁니다.

주의, 경고 같은 행정처분이면 충분하다는 거죠.

바로 여기서 설전이 시작됐습니다.

[박경미/민주당 의원 (국회 교육위, 12월3일) : (한국당 개정안은) 유치원 비리조장법이 아닌가 하는 점에서 일단 유감을…]

[전희경/한국당 의원 (국회 교육위, 12월6일) : 그게 (유치원비를) 마음대로 써도 된다는 말로 읽힌다고 말씀하신 거지요? (예.) 박경미 위원님, 자유를 준다는 게 방종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지 않습니까?]

[박용진/민주당 의원 (국회 교육위, 12월3일) : '명품가방 좀 사면 어떠냐', 이런 얘기를 우리가 법으로 그런 권한을 확보해주자고 하는 거라면 저는 진짜 큰일이라고 봅니다.]

[곽상도/한국당 의원 (국회 교육위, 12월3일) : 사유재산임을 전제로 해서 교육용에 제공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 하자는 겁니다.]

이 논란은 이렇게 매듭을 못 지었고요, 그럼 교육비로 명품가방 못 사게 누가 감시할 거냐 이 논의도 헛바퀴만 돌았습니다.

[전희경/한국당 의원 (국회 교육위, 12월6일) : 학부모의 자율 감시와 통제 및 공개…]

[박용진/민주당 의원 (국회 교육위, 12월3일) : 아니 국가가 할 일을 왜 학부모들한테 떠넘기고 그래요? 교비를 왜.]

[전희경/한국당 의원 (국회 교육위, 12월3일) : 국가가 할 일을 학부모한테 떠넘기는 게 아니라 사립의 독자성 하에서…]

[곽상도/한국당 의원 (국회 교육위, 12월3일) : 식당 주인이 음식값 받았다고 음식 만드는 데 안 쓰고 다른 데 쓰면 처벌하자는 것하고 똑같은 거예요.]

[박용진/민주당 의원 (국회 교육위, 12월3일) : 음식값이 교비예요?]

이런 답답한 논쟁 끝에 유치원비 받아서 뭘 해도 형사처벌하지 못하는 제도적인 공백은 당분간 이어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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