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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독감과 타미플루…그리고 예방 접종

[리포트+] 독감과 타미플루…그리고 예방 접종
갑자기 맹위를 떨치는 한파에 독감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최근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복용한 중학생이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와 비슷한 부작용 의심 신고도 급증하고 있는데요. 사람들 사이에서는 독감 자체도 무섭지만 치료제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까지 커지고 있습니다.

타미플루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지 20년 가까이 지나 널리 복용되고 있지만, 타미플루의 부작용 원인과 해결책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 2007년 일본에서는 타미플루를 복용한 중학생 2명이 투신해 숨진 뒤 10대에게 타미플루를 처방하는 게 금지됐다가,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올해 처방 금지 조치가 풀리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타미플루 등의 독감 치료제, 우리 아이들에게 먹여도 되는 걸까요? 또 독감에 걸리지 않기 위해 접종하는 예방주사의 효능은 어떨까요?

■ 타미플루 복용 뒤 추락사…비슷한 부작용 의심 사례 또 있어

2014년부터 지난 9월까지 식약처에 신고된 타미플루 부작용 사례는 1천 20건에 달합니다. 부작용 증상은 대부분은 두통, 구역질 등이지만 환각 6건, 심한 과다행동을 보이는 섬망도 12건이나 접수됐습니다. 지난 22일 사망한 중학생 A 양의 유족들은 A 양이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구토와 환청 등의 부작용 증세를 보였다고 주장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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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례에서 고등학생 K 군은 고열 증상으로 동네 응급실을 찾았다가 A형 독감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독감 치료주사를 맞고 집으로 돌아온 K군은 이튿날 7층 창문에서 떨어진 채 발견됐습니다. 가까스로 목숨은 건졌지만 K군은 척추와 목뼈 등을 심하게 다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입니다.

그가 맞은 독감 치료주사제는 몸속에서 타미플루와 비슷하게 작용한다고 합니다. K 군의 부모는 아들이 떨어질 당시 꿈꾸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해 독감 치료제 부작용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 부작용 원인은 불분명하지만…"추가 감염 위험 높일 수 있어"

타미플루 등 독감 치료제가 부작용을 일으키는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고 관련 연구 결과도 제각각인 상황입니다. 2009년부터 4년간 18세 이하 2만 명을 분석한 미국 연구에서는 타미플루가 사망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연관성이 있다는 결과 역시 꾸준히 나오는 게 사실입니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는 "약에 대한 부작용이 올해 보고된 것만 160건 이상"이라며 "타미플루의 성분 중 하나인 오셀타미비르에는 체내 바이러스의 복제와 파급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열을 떨어뜨리는 효과도 있지만 전반적인 면역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추가적인 감염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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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타미플루를 예방적인 목적으로 자주 투여하는 경우엔 독감 바이러스의 내성을 키울 수 있어 오히려 치료가 어려워 질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타미플루 등의 독감 치료제에 '미성년자의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니 이틀 동안은 보호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의사항을 약에 반드시 넣으라는 지침을 내리고 약사들에게도 복약 처방을 내려야 한다고 정했습니다

■ 독감 걸리지 않기 위한 효과적 예방 접종 시기는…

치료제를 둘러싼 부작용 논란은 아예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독감 예방 주사의 선제적 효과는 얼마나 확실할까요? 예방 주사는 언제, 어떻게 맞는 게 가장 효과적일까요?

우선 질병관리본부는 독감 예방접종 시기를 매년 10~12월 사이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주사를 맞았어도 올해 또 맞는 게 좋다는 겁니다. 그 이유는 매년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독감은 주로 인플루엔자 A형 또는 B형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데 그 종류가 아주 많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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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그 해에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측해 독감 예방접종 백신을 개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해 독감 주사를 맞았어도 그 백신이 올해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다르면 혹시 약효가 남아있다고 해도 실질적인 방어 효과는 없게 되는 겁니다.

몸속에 주입된 백신이 실제로 면역력을 발휘하기까지는 약 2주가 필요한데 이를 고려하면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 접어들기 전에 접종을 마치는 게 좋습니다. 오 교수는 "12월에 독감 예방접종을 맞은 사람들이 독감에 걸려 환자로 오는 경우가 제법 있다"며 "주사를 너무 빨리 또는 늦게 맞으면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무엇보다 독감이 유행할 때 독감 예방 접종 맞으러 병원을 방문하시면 독감 바이러스와 만날 가능성도 높을테니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아니겠죠?

(취재: 남주현 / 기획·구성: 심우섭, 장아람 / 디자인: 감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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