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일자리 걱정하는 50대…54% "은퇴 후 하위층 예상"

<앵커>

친절한 경제, 경제부 한승구 기자와 함께합니다. 한 기자, 어서 오세요. 한 증권사에서 50대를 대상으로 은퇴, 노후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다고요?

<기자>

몇 달 전에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은퇴백서를 소개해 드린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NH투자증권의 100세시대 연구소에서 내놓은 설문 결과입니다. 금융 회사들이 이런 연구를 많이 합니다.

아무래도 수명이 길어지다 보니까 자산 관리라든지 연금이라든지 이런 데 중요성이 커지고 그래서 기업들 입장에서는 또 다른 시장이 열리고 있는 거거든요.

지금 이 시대를 사는 50대들의 모습은 대략 이렇습니다. 838만 명으로, 전 연령대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고요. 숫자로는 40대가 조금 더 많습니다.

50대 남성은 평균 82세 그리고 50대 여성은 평균 87세까지 살 걸로 예상이 됐습니다. 지금 기대수명이 이 정도 된다는 얘기입니다.

가장 걱정거리가 뭐냐고 물어보니까 지금은 일자리다. 그런데 5년 후에 가장 불안할 걸로 예상이 되는 건 노후생활이라고 답을 했습니다.

은퇴 후에 내 경제적 수준이 어느 정도 될 것 같냐고 물어보면 하위층이라는 답이 54%로 절반이 넘었습니다. 중산층은 될 거라는 답은 31%였고요.

이 얘기는 지금 중산층이거나 상위층인 사람도 은퇴 후에는 내 경제적 계층이 떨어질 걸로 보고 있다는 거여서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굉장히 큰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사실 50대가 직장인 같은 경우는 연봉도 많이 받고요. 어떻게 정점에 있는 시기가 아닐까 싶은데 노후 준비가 꽤 어려운 모양이죠?

<기자>

보통 20대 후반에서 30대쯤에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연령대에 따라서 쭉 소득이 올라가니까 이제 50대에 정점을 찍게 됩니다. 그때가 이제 자산이 제일 많게 되고요.

연령대별로 보면 50대 가구주가 있는 경우가 4억 5천만 원으로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소득을 보면 역시 50대가 월 530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요.

나이가 들수록 소득이 점점 올라가다가 50대에 정점을 찍고 60대 이상이 되면 월 258만 원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결국 이제 50대 은퇴하기 전까지는 자산을 최대한 늘려놔야 한다는 건데요, 백세시대 연구소는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전환점으로 수능하고 은퇴를 꼽았습니다.

공통점이 뭐냐 하면 단기간에 점수 올리기가 어렵듯이 은퇴 준비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빨리 시작하면 할수록 좋다.

또 수능도 지금 내 실력에 맞춰서 한 단계씩 목표를 잡고 가는 것처럼 은퇴 역시 멀리 보고 현재 상황을 파악해가면서 노후 준비를 해야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50대 중에서도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는 답이 절반이 안 됐습니다. 필요한 자산이 얼마 정도 될 것 같냐고 한번 물어봤습니다.

하위층이면 4억 원, 중산층 5억 원, 상위층 6억 5천만 원 정도를 꼽았는데 그럼 실제 준비된 자산은 얼마인지 봤더니 상위층이 그나마 6억 원 정도 마련이 돼서 가장 근접했고 하위층은 3억 원, 중산층은 2억 원이 모자란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돈이 모자라니까 은퇴를 미루고 일을 계속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 여기서 비롯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민연금 말고는 딱히 준비된 게 없고 그나마 있는 자산도 대부분 부동산에 묶여 있어서 그런데요, 부동산 자산 비중이 50대 자산의 한 74% 정도 차지를 하는 거로 나왔습니다.

이렇다 보니까 이제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50대 10명 중 9명 이상이 은퇴하고 나서도 계속 일하겠다는 답이 나왔습니다.

중산층은 월 150만 원, 상위층은 190만 원, 하위층은 120만 원 정도 벌 것 같다고 기대를 했는데요,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내용들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부동산 비중을 좀 줄이라든지 이자가 높은 대출 비중을 최대한 줄여놓으라든지 하는 것들입니다.

말씀 드렸다시피 노후 준비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지금 50대들은 온전히 내 힘으로 대비하기에는 좀 늦은 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50대 중산층 노후 준비가 60점 정도밖에 안 된다는 거니까요.

물론 그래서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기초연금 인상 같은 정책적인 부분이 들어가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백세시대 연구원이니 은퇴백서니 이런 데 나오는 내용들을 최소한 40대쯤부터는 그래도 좀 관심 있게 봐야 될 게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