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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배치 예산 79억 받고도…변한 것 없는 '무변촌'

<앵커>

법률구조공단이 변호사가 없는 농어촌 지역, 이른바 무변촌에 변호사를 두겠다며 정부 예산 79억 원을 따냈습니다. 하지만 농어촌 지역 주민들의 사정은 여전히 달라진 게 없습니다.

왜 그런지 전형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예천군에 있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지소.

열 평 남짓한 사무실에 직원은 한 명뿐입니다.

군 지역 내에 변호사가 한 명도 없는 이른바 '무변촌'으로 분류돼 지난 2009년 문을 열었지만 여전히 변호사는 없습니다.

인근에 근무하는 공익법 무관이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하는 게 전부입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예천지소 직원 : 변호사 숫자가 많이 모자라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수요가 많은 대도시 쪽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법률구조공단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무변촌'에 지소를 설치하고 지소 3개당 변호사 1명을 배치하겠다며 정부 예산 79억 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설치된 지소 72개 중 3곳에만 변호사가 있고 나머지 지소에는 군 대체 복무 중인 공익 법무관 28명이 배치됐습니다.

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 100여 명 중 60여 명이 대도시, 30여 명은 중소도시에 집중 배치돼 있습니다.

예산 수십억이 들어갔지만, '무변촌' 주민들의 사정은 나아진 게 없는 겁니다.

[유영화/경북 예천군 주민 : 변호사 사무실이 없으니까 (경북) 상주까지 가야 되고. 공익 요원(공익법무관)이 계속 계시는 것도 아니고. 전문 변호사분이 계시면 도움이 좀 되지 않겠나.]

법률구조공단 측은 무변촌 변호사 배치를 위해 임기제 변호사를 추가 채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공단 소속 변호사들이 임기제 변호사 채용은 변호사를 계약직화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무변촌의 법률 공백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오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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