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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풍' 못 따라가는 '의식'…해프닝만 가득한 中 마라톤

마라톤 참가자들이 가볍게 몸을 풀기도 하고 기념사진도 찍으며 출발 신호를 기다립니다.

총성이 울리자 수만 명의 참가자들이 한꺼번에 뛰어나갑니다.

전문 선수들의 모습도 보이지만, 일반인 참가자들이 대부분입니다. 응원하는 사람도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왕메이란/시민 : 여기 공기가 너무 좋습니다. 각국의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정말 즐겁습니다.]

요즘 중국엔 마라톤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7년 전 20여 개였던 마라톤 대회는 2020년엔 800개에 달할 거고, 참가자도 1천만 명에 육박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으로 늘어난 중산층 사이에 마라톤은 건강 스포츠란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가자 : 공기가 좋고 습도도 딱 알맞습니다. 햇빛도 편안하네요. 뛰기 좋은 날씨입니다.]

관광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상당하기 때문에 지방 정부마다 국제대회 개최에 적극적입니다.

하지만 의욕이 너무 앞서는 걸까요, 마라톤이 극한의 스포츠임을 잊은듯한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대회마다 속출하고 있습니다.

결승선을 앞두고 선두 다툼을 벌이던 한 중국 선수는 자원봉사자가 국기를 억지로 건네주는 바람에 우승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국기를 떨어뜨렸다며 비난까지 받아 비뚤어진 애국심까지 경험해야 했습니다.

[바이옌쏭/언론인 : 뭔가 보여주려고 국기를 두르고 성적이 떨어지는 건 사실 애국이 아닙니다.]

대회 진행요원은 사력을 다해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에게 인터뷰를 하자며 팔을 잡아채 길바닥에 넘어뜨리기도 했고, 230여 명의 참가 선수들이 반환점을 한참 남겨둔 상황에서 지름길로 돌아 나오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급속한 성장 속에 함께 갖춰야 할 제도나 사람들의 의식이 성장 속도에 미치지 못하는 중국 사회의 고민이 마라톤 열풍에서도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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