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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딱] "뭘 사과한다는 건지"…서부발전 사과문에 두 번 운 유가족

[고현준의 뉴스딱]

<앵커>

고현준의 뉴스 딱, 시사평론가 고현준 씨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첫 소식 어떤 건가요?

<고현준/시사평론가>

태안화력발전소의 원청업체인 한국서부발전이 고 김용균 씨 사망과 관련해서 신문에 사과문을 실었는데요, 이 사과문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서부발전은 사고 엿새 만인 어제(17일)자 신문에 '고인의 명복을 빌며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실었습니다.

사과문은 숙연한 마음으로 다짐과 입장을 밝힌다며 관계 기관 조사 협조와 그 결과에 따른 책임, 사고의 재발 방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유가족과 동료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진정성 없는 서부발전의 언론 플레이가 또다시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부발전이 무엇을 사과하는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었는데요, 딱 열 문장으로 구성된 이 사과문에서 자신의 잘못을 한 가지도 밝히지 않았다며 길게 쓰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라는 말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특히 시민대책위원회에서는 "당신 자식이었어도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일하게 했을 겁니까?"라는 고 김용균 씨 부모님의 질문부터 답하기 바란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상식적이지 못한 여러 가지 정황들이 하나둘씩 밝혀지고 있는 이번 사고, 무엇보다 진정성 있는 사과가 우선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앵커>

저희가 보도도 해드렸는데 경찰보다 벨트 정비업체 먼저 전화를 한 분들이라면 뭘 잘못했는지 본인들이 모르고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다음 소식 전해 주시죠.

<고현준/시사평론가>

전국 최대의 개 시장으로 꼽혔던 성남 모란시장, 이 모란시장에서 적어도 개 도축은 더이상 이루어지지 않게 됐습니다.

마지막까지 모란시장에서 영업을 해 왔던 A 축산이 도축 시설을 자진 철거하고 영업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어제 성남시에 밝힌 것인데요, 이에 따라 모란시장 내에 개 도축업체는 한곳도 없게 됐습니다.

A 축사는 올해 들어 네 차례 행정집행과 두 차례 강제 철거에도 영업을 재개하는 등 버텨왔었습니다.

시 관계자는 A 축산과 함께 버텨오던 다른 도축 시설들이 불법 도축 혐의로 강제 철거를 당하고 A 축산에 대해서 압수수색까지 진행이 되면서 업체가 자진 철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모란시장은 1960년대 시장이 만들어지면서 개고기를 취급하는 업소들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고요. 한때 54곳까지 이르렀고 한 해 평균 8만 마리의 식용견들이 거래되는 국내 최대 개 시장이었습니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소비가 주춤해졌고요. 소음과 악취 등으로 지역 주민의 민원과 동물 보호 단체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았었습니다.

이에 따라 시와 모란 가축시장 상인회는 2016년 12월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 모란시장 환경 정비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고 개 전시 시설과 도축 시설을 자진 철거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개 식용 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현장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앵커>

동물보호단체들 입장에서는 오랜 숙원 사업 하나 해결이 됐네요. 다음 소식은요?

<고현준/시사평론가>

인천 월미도에 가면 수입한 옥수수나 대두 등을 보관하는 일명 '사일로'로 불리는 거대한 곡물 창고가 있습니다. 이 거대한 창고가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 벽화로 변신했다는 소식입니다.

이 곡물창고는 둘레 552m, 높이 48m로 아파트 22층에 달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입니다. 위압감을 준다는 시민들의 지적을 반영해서 인천시와 항만공사는 지난 1월부터 곡물 창고 주면 미관 개선을 위한 슈퍼 그래픽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100일에 걸쳐서 전문 인력 22명이 투입돼서 86만 5천400ℓ의 페인트로 곡물창고를 둘러싸고 있는 면적 2만 5천 ㎡의 외벽에 그림을 그려 넣은 것입니다.

지금 보시는 바로 저 장면인데요, 그림은 어린 소년이 밀밭이 펼쳐진 책 속으로 물뿌리개를 가지고 들어갔다가 성장해서 수확한 곡식을 들고 나오는 모습을 연속으로 담고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그려 넣었고요. 소년의 성장 과정을 의미하는 다양한 문구가 담겨 있기도 합니다.

이 그림은 지난 9월 20일 세계 최대 야외 벽화로 기네스북에 등재가 됐는데요, 그림의 순수 면적이 23만 688㎡로 이전 기록인 미국 콜로라도 플레브로 제방 프로젝트의 1.4배입니다.

축구장 4배와 맞먹는 면적이라고 합니다. 덩그러니 있던 곡물창고에 참신한 아이디어가 입혀져서 또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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