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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故 김용균 발견했는데…"경찰보다 정비업체 먼저 불러"

<앵커>

여러분 며칠 전 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던 청년이 세상을 떠나고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됐습니다만,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가 여전히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17일)도 저희는 계속해서 그 소식 이어가겠습니다. 먼저 사고가 났던 지난주 화요일 새벽 발전소 운영 회사가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먼저 정비 업체를 불렀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사람이 숨졌는데도 컨베이어 벨트를 빨리 다시 돌리려고 정비업체부터 찾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정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태안 발전소 하청 노동자 김용균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시간은 지난 11일 새벽 3시 23분.

발전소 운영사인 서부 발전은 새벽 4시 25분 경찰에 신고합니다.

김 씨가 발견된 지 1시간 만입니다.

이 사이에 컨베이어 벨트 정비를 맡은 또 다른 하청업체 직원들이 긴급 전화를 받았습니다.

사고 난 컨베이어 벨트 옆에 멈춰 서 있던 벨트를 급하게 돌려야 한다는 연락이었습니다.

정비업체 직원 4명이 집에서 잠자다 연락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때가 새벽 4시에서 4시 10분.

경찰 신고보다 길게는 25분 빨랐습니다.

게다가 현장 정비직원에게 연락이 오려면 원청인 서부발전에서 하청 업체 관리자를 거쳐야 합니다.

이런 시간을 고려하면 서부발전은 김용균 씨 시신이 발견된 뒤 벨트 정비업체부터 찾았다는 얘기입니다.

[발전소 정비 하청 노동자 : 예정돼 있던 (점검) 작업을 취소를 시키고, 총 네 명, 네 명을 돌발로 불러 들여가지고 정상복구를 해놨어요. 경찰한테 연락하고 이런 걸 하기 전에, 사고 처리를 하기도 전에.]

실제로 1시간가량 간단한 정비를 거쳐 옆에 있던 벨트가 돌아갔고 이때까지도 김용균 씨 시신은 수습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발전소 측이 노동자의 목숨이나 안전보다 발전소 가동만 생각했고 김용균 씨의 죽음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동료들은 주장했습니다.

[발전소 정비 하청 노동자 : (정기점검) 작업 취소하고 그냥 긴급으로 돌리라고. 부품이 마모가 많이 되고 상태가 안 좋으니까 작업을 잡아놨던 거거든요. 서부발전에서 지시를 하면 (하청 직원은) 죽어도 해야 돼요.]

노조 측은 고인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사고 당시의 행적 등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죽음의 외주화를 멈춰달라는 부모님과 동료들의 외침 속에 고인의 발인 날짜는 아직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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