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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이주 관련 합의' 갈등, 벨기에서 폭력 시위

이주와 관련된 정부 간 합의인 유엔 이주 글로벌 콤팩트를 놓고 벨기에서 폭력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앞서 지난 10일 모로코에서 열린 정부 간 회의에서 채택된 유엔 이주 글로벌 콤팩트는 이주민의 인권 보호와 노동시장에 대한 차별 없는 접근 허용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부 간 협정이나 조약이 아니어서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민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지역에선 예민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벨기에에서는 어제(16일)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 주변에서 이민에 반대하는 네덜란드어권 민족당 등 우파 정당 주도로 유엔 이주 관련 합의에서 빠지라고 요구하는 시위가 펼쳐졌습니다.

5천500명이 참가한 시위는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한 경찰에 맞서 일부 참가자들이 깨뜨린 보도블록과 폭죽을 던지면서 폭력적인 양상을 띠기도 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이미 충분한 이민자를 받아들였다며, 이민정책에 우호적인 프랑스어권 자유당(MR) 소속인 샤를 미셸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시위 과정에서 90여 명이 연행되기도 했습니다.

벨기에에서는 2014년 총선을 계기로 네덜란드어권 민족당(N-VA) 등 4개 정당 주도로 연립정부가 출범했으나 총리가 유엔 이주 글로벌 콤팩트 서명식에 참석하는 것을 문제 삼아 장관 4명이 사퇴해 연정 체제가 무너지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우파 정당 주도의 반이민 시위가 진행된 어제 브뤼셀 시내 다른 곳에서는 유엔 이주 관련 합의를 지지하는 맞불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좌파 정당과 시민단체가 주도한 이 시위는 1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평화롭게 진행됐다고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유엔 193개 회원국 중 이주 글로벌 콤팩트에 서명한 국가는 164개국에 그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주에 관한 글로벌 콤팩트는 난민 문제가 국제적으로 불거진 2016년 9월 유엔 총회 결의로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미국은 초안 협상 단계에서 불참을 선언했고, 지난 7월 초안이 나오자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이스라엘, 폴란드, 체코, 호주, 불가리아 등도 불참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유엔은 오는 19일 총회에서 모로코에서 채택된 콤팩트 내용을 승인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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