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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전망대] "40년 전 쏜 보이저호, 스티븐 호킹이 두려워한 까닭은?"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12월 17일 (월)
■ 대담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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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저 2호, 천왕성·해왕성 관측 후 태양계 벗어나는 中
- 지구에서 보이저 2호로 무전 보내면 16간 반 정도 걸려
- '성간우주' , 영화 <인터스텔라> 속 공간
- 보이저호 안에 지구 위치·영상·음악 등 있어… 외계인 전달 목적
- 스티븐 호킹 박사, 나쁜 외계인이 보이저호 본다면 지구 침공할 수도 있다 지적
- 보이저 1·2호, 2020년대 중반까지 지구와 연락될 듯


▷ 김성준/진행자:

저는 우주, 이런 얘기 나오면 굉장히 흥분하고 그러거든요. 제가 어렸을 때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는데, 수학을 못하는 바람에 과학자가 못 됐습니다. 어쨌든 좀 생소하기는 합니다만, 오늘은 우주 과학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1977년에 NASA가 쏘아 올렸던 무인우주탐사선 보이저 2호가 있는데요. 이게 태양계와 다른 항성계 사이에 있는 공간인 성간우주에 진입했다고 합니다. 보이저 2호에는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인사를 포함해서 55가지 인사말이 담긴 레코드가 실려 있고요. 지금 지구로부터 180억km 떨어진 곳을 항해 중이라고 합니다. 재밌지 않습니까? 자세한 이야기를 별 박사,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전화로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예.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먼저 보이저 2호는 다시 말해서 보이저 1호도 있다는 이야기인데. 1, 2호가 언제 발사되고 또 무슨 목적을 갖고 날아가고 있는 겁니까?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우리가 사진을 통해서 많이 봤던 목성, 토성 사진들 있죠. 목성, 토성을 처음으로 방문해서 멋진 사진들을 보내온 것들이 보이저 1호와 2호인데요. 보이저 2호가 1977년 8월 20일에 발사됐어요. 그런데 1호는 그보다 보름 늦게 출발했습니다. 원래 1호가 먼저 가야 하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거꾸로 됐네요?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1호는 지름길을 택해서 탐사를 하는 것이고. 2호는 좀 멀리 돌아서 가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좀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2호를 보름 먼저 발사시켰고요. 77년 9월 5일 날 보이저 1호가 나중에 발사됐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 먼 거리를 가는데 보름 먼저 간다고요?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그렇죠. 그래서 보이저 1호 같은 경우에 보름 늦게 출발했지만 조금 짧은 거리로 목성과 토성을 관측하고 이미 2012년도에 태양계를 거의 벗어났고요. 보름 일찍 출발한 보이저 2호는 목성, 토성 말고 그 뒤에 있는 천왕성과 해왕성까지 관측하고 나서 이제 태양계를 벗어나고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태양계. 정말 달 가는 것도 우리는 아직 못 갔잖아요. 달도 못 갔는데. 태양계 바깥으로 벗어났다. 그게 거기부터 무선으로 쏘면 지구까지 와서 수신이 되는 모양이죠?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보이저 2호 같은 경우에 지구로부터 180억km 정도 떨어져 있는데요. 거기서 무선을 보내면 지구까지 16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빠르죠. 그런데 여기서 태양계라는 것을 정의해야 해요. 우리가 태양계라고 하는 정의를 태양의 중력이 미치는 곳까지라고 한다면 훨씬 더 멀리 가야 하거든요. 태양의 중력은 우리가 빛으로 갔을 때 1광년 이상 떨어져 있거든요. 1년 이상 가는 먼 거리.

▷ 김성준/진행자:

빛이 1년이나 가야 하는 거리.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그 먼 거리까지도 태양의 중력이 미치기 때문에. 거기까지 넓은 의미로 태양계로 한다면 아직 거기는 못 갔고요. 지금 태양계를 벗어나서 인터스텔라, <인터스텔라> 영화 보셨죠? 성간우주라는 곳이 인터스텔라 공간인데요. 여기는 태양의 입자들이 미치는 곳까지. 태양권이라고 하거든요. 태양으로부터 태양풍이라고 하는 입자들이 나옵니다. 태양은 거대한 수소폭탄이거든요. 태양에서 수소폭탄이 폭발하면서 많은 입자들이 나올 것 아니에요? 방사선물질들이. 이런 물질들이 미치는 끝까지를 태양권, 태양의 권역이라고 하는데. 거기가 대략 태양으로부터 180억km 떨어져 있어요. 그 곳을 보이저 1호는 이미 벗어났고 보이저 2호가 이제 벗어나는 거죠. 태양에서 나오는 입자들이 거의 미치는 끝까지. 거기를 벗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그 너머는 태양에서 오는 입자들이 아니라 외계 별들에서 나오는 입자들이 들어오는 공간이 되겠죠.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태양계라는 규정 자체도 폭이 굉장히 넓은 거네요.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좁은 의미의 태양계는 태양의 입자가 미치는 것, 태양권이라고 하는 것이고. 거기는 지금 우리 보이저 2호가 벗어나고 있는 것이고요. 넓은 의미의 태양계라고 본다면 태양의 중력이 미치는 끝, 거기로 본다면 아직도 한참은 더 가야 하는 것이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77년이면 40년도 더 전에 만들어진 것인데. 그 때 벌써 이런 어마어마한 우주선을 만들었다는 미국의 기술력이라는 게 참 부럽네요.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사람도 그 전에 달에 갔다 왔는걸요.

▷ 김성준/진행자:

사람이 달이 가는 것과 태양계를 벗어나는 우주선을 만드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어렵습니까?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사람이 가는 게 더 어렵죠. 왜냐하면 우주 같은 경우, 보이저호 같은 경우에도. 우주는 마찰이 없기 때문에 보이저가 목성과 토성을 정확히 관측하는 것은 어려운데, 그대로 놔두면 계속 멀어지는 거예요. 관성에 의해서. 연료가 있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진 속도를 가지고, 건드리지 않으면 계속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달에 가는 것은 달의 중력의 영향도 있고, 충돌하지 않고 사뿐하게 착륙도 해야 하고. 사람이 가는 게 더 어렵겠죠.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그러면 좀 덜 부러워해도 되겠군요. 어쨌든 제가 아까도 말씀 드렸습니다만. '안녕하세요'라는 우리말 인사를 포함해서 55개 인사말이 있고. 또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거기에 골드디스크라고 해서 금으로 표면 처리한 디스크가 들어 있는데요. 만에 하나 외계인이 봤을 때, 이 보이저호를 찾았을 때. 거기에 지구란 어떤 곳인가. 지구의 영상이라든가 모습들을 담은 사진들 118장이 있고요. 그 다음 태양계의 모습과 거기에 지구의 위치를 그린 그림들. 우리가 수소의 원자 모양이라든가, 우리가 과학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모차르트나 베토벤 같은 클래식 음악, 이런 것들. 이런 부분들을 통해 지구에 문명이 살고 있다는 것을 외계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디스크가 되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구에 대한 정보를 다 주는 거네요.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그래서 스티븐 호킹 박사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만에 하나 정말 나쁜 외계인이 본다면 지구를 침공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런데 사실 외계인이 정말 볼 가능성은 없을 것 같고요. 아무튼 간에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재밌네요. 연료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관성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면 예를 들어서 태양열 발전 이런 것도 아니고요.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보이저호는 플루토늄, 핵전지를 갖고 있습니다. 핵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만 지구와의 송수신을 위한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것은 핵전지를 가지고 송신하는 것이고요. 날아가는 것은 시속 55,000km로 날아가거든요. 지구 한 바퀴 도는데 한 시간이 안 걸리는, 지구가 40,000km니까요. 빠른 속도로 날아가고 있는데. 그것은 관성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연료가 필요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연락이 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연락은 핵전지로 하는데. 보이저 1호나 2호나, 앞으로 2020년대 중반까지는 지구와 연락이 될 것 같다. 그래봤자 몇 년 안 되지만요. 원래는 5년 정도가 목표였는데 지금은 40년 이상 연락이 계속 되고 있으니까. 특별한 일이 없다고 한다면 앞으로 우리 세대에는 계속 연락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이렇게 기대도 해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우리가 얼마 전에 누리호 발사를 한 것 아닙니까? 그래서 결국에도 우주발사체 엔진 기술을 확보했다고 하는데. 그것과 기술력을 비교하면 어느 정도 차이라고 봐야 합니까?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우리가 로켓을 만들 수 있는. 우주발사체라는 것이 결국은 우주선을 실을 수 있는 로켓이죠. 로켓에 들어가는 중요한 액체연료 엔진을 만드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75톤 액체연료 엔진인데, 그것을 4개를 묶어 1단 로켓을 만들고. 그 위에 2단을 얹고, 3단을 얹어 완성된 로켓을 만드는데 앞으로 3년 정도 더 걸릴 거예요. 그런 로켓을 만들고 나서 우주선을 만드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로켓을 본다면 우리가 그래도 세계 10대국 안에는 들어가지 않겠는가. 하지만 우리가 위성을 만드는 기술 수준은 정말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잘 만들거든요. 사실은 보이저호 같은 경우는 위성 만드는 기술과 비슷하거든요. 로켓을 만드는 기술과 그 위의 위성체, 탑재체를 만드는 기술은 좀 다른데. 우리가 로켓을 만드는 것은 뒤졌지만, 그 위에 싣는 위성 같은 탑재체를 만드는 것은 굉장히 앞서있기 때문에. 예산만 있다고 한다면 보이저호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돈이 문제다. 돈만 있으면 된다.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발사체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우리가 안 해봤던 것이기 때문에. 그러나 위성은 우리가 우리별부터 얼마 전에 천리안도 쏘아 올리고 그랬잖아요. 우리 기술로 위성을 굉장히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우주 로켓에 실을 수 있는 탑재체는 우리가 연구를 이미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우주선을 만드는 부분들. 달 탐사선도 사실은 로켓을 못 만들어서 그렇지, 달 탐사를 할 수 있는 우주선까지는 만들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무인으로 한다면.

▷ 김성준/진행자:

예.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미국도 그렇고 영국도 그렇고, 민간 기업이 유인우주선 쏘아 올리는 시험 비행도 하고 그러잖아요. 이제 언제쯤 되면 시험 비행이, 그야말로 민간인들이 티켓 끊어서 우주로 갈 수 있는 게 현실화될 때가 올 것 같으십니까?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이번에 버진 갤럭틱이라는 그룹에서 80km 이상 올라가는 유인 우주 비행을 성공했는데요. 여기서 내년부터 일반 관광객들을 실은 우주여행을 시작하겠다는 것이거든요. 우주가 멀리 가는 게 아니라 지상 100km 이상을 카르만 라인이라고 해서 우주 경계선이라고 보거든요. 공기가 거의 없는. 100km 올라갔다가 잠시 1분 내외로 무중력을 체험하고 내려오는 관광이거든요. 그건 내년 하반기 정도면 될 것 같고요. 실제로 지구를 벗어나서 달까지는 스페이스X라는 회사에서 이미 관광 상품을 팔았거든요. 그래서 2020년대 되면 달까지 갔다 오는 관광이 될 것 같고. 지구를 벗어나는 정도의 우주여행은 내년 정도부터 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네. 고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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