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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권위 "예멘 난민 무차별 마약검사·전과 조회…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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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온 예멘인 난민 신청자 484명 가운데 2명이 난민으로 최종 인정받았습니다. 이들은 언론인 출신으로 반군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납치나 살해 협박을 당했고 앞으로도 박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인정받은 건데요, 이번에 난민으로 인정받으면서 우리나라에서 자유롭게 직업을 구할 수 있고 기초생활 보장과 건강보험 혜택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숫자로 보면 난민으로 인정받은 예멘인이 2명, 그리고 인도적 체류 허가가 412명, 단순 불인정이 56명, 그리고 난민 신청을 철회했거나 신청한 뒤 출국해 돌아오지 않은 직권 종료가 14명으로 3차례에 걸친 난민 심사가 모두 끝났습니다. 말 많았던 난민 심사는 일단락됐는데, 인권위가 예멘인 난민 심사 과정에 인권 침해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민정 기자의 단독 취재입니다.

<기사내용>

지난 5월 제주로 온 35살 예멘인 A 씨, 지난 8월 난민 심사를 이렇게 기억합니다.

[예멘인 A 씨 : (면접 보러 갔더니) 갑자기 소변 검사를 하라는 거예요. 종이 두 장을 줘서 읽어보려고 했더니 그냥 '사인해라'라고 하더라고요]

예멘 출신 난민 신청자들의 마약 복용 여부를 조사한 겁니다.

취학 전 아동을 뺀 사실상 481명 전원이 대상이었습니다.

[예멘인 B 씨 : 내 딸들도 검사했어요. 10살, 11살도요. 이유를 모르겠어요. 어린아이들이 마약을 하나요?]

국내에 체류 중인 예멘인이 마약류를 소지한 혐의로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입니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 공무원 : 안보라든지 이런 위협이 되는 사람이잖아요. (법적 근거는) 구체적으론 없는데 출입국관리법 보면 마약중독자는 입국 금지에요.]

난민 신청자가 입국 전 머물렀던 경유국에 그곳에서의 범죄 경력을 묻기 위해 동의서도 받았습니다.

다른 국적의 난민 신청자에게는 없는 절차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의 소변 채취와 범죄 경력 조회 둘 다 인권 침해라고 판단했습니다.

뚜렷한 혐의도 없이 소변 채취를 사실상 강제해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했다는 취지입니다.

[예멘인 A 씨 : (검사를 안 할 수도 있었나요?) 안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통상적인 절차라면 괜찮지만, 이전에 안 하던 검사를 한 거라면 차별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제 3국에 범죄 경력을 조회하다가 본국에 신상정보가 알려질 수 있고 난민 신청자가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난민법은 신청자 동의 없이 인적사항을 노출할 수 없으며 신청 사실은 어떤 경우에도 출신국에 알려서는 안 된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이찬수,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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