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단독] '마약성 진통제' 관리 허술…대학 동물병원 수사

<앵커>

펜타닐이라는 진통제가 있습니다. 모르핀보다 수십 배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데 그만큼 엄격하게 관리받아야 할 마약류 약품이 서울의 한 대학 동물병원에서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백운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학 부속 동물병원이 지난 2016년 말 의료진에게 내린 '펜타닐' 사용 지침입니다.

처방 기록에 정확한 사용량을 쓰지 말고 앰풀을 개봉하면 모두 써 버리라고 돼 있습니다.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은 쓰다 남으면 이중 금고에 보관해야 하고 폐기할 때도 식약처에 보고해야 합니다.

동물병원 수의사들은 병원 지침을 따르면 약물을 오남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합니다.

[前 A 대학 부속 동물병원 수의사 : 수의사가 그걸(지침) 따르려면 남은 양을 버려 버리거나 혹은 뭐 다른 데 이제 쓰거나 그럴 수 있겠죠.]

취재에 들어가자 대학 동물병원 측은 계산 실수를 막기 위해 정확한 사용량 대신 사용한 앰풀 병 수만 쓰도록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펜타닐은 수액에 모두 타서 쓰는 거라 쓰다 남는 일은 거의 없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지침이 내려진 뒤 작성된 차트에는 펜타닐을 수액에 타지 않고 직접 주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또 쓰겠다고 청구한 펜타닐 양과 실제 사용량이 다른 것으로 추정되는 기록도 있습니다.

이른바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 역시 허술하게 관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장부에는 전량 사용한 것으로 쓰여 있는데 이틀 뒤 수술실을 찍은 사진에는 쓰다 남은 프로포폴이 주사기에 담긴 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수의학계 관계자 : 동물병원은 규모도 크지 않고. 그런데 적용받는 규제는 (일반 병원과) 똑같다 보니까, 현실적으로 (마약류의 철저한 관리를) 놓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있죠.]

관할 보건소가 조사에 착수하자 동물 병원장이 입단속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대학 부속 동물병원장 (지난 11월 23일 회의) : 수술실 안에서 프로포폴이 조금 남은 것 가지고 사진 찍어서 다 올리고 그랬더라고요. 뭐 (근무 수의사들의) 신임 병원장 길들이긴가요?]

1차 조사를 마친 보건당국이 해당 동물병원을 고발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김종우, VJ : 김형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