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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썹 인증' 받았는데…세균 득실대는 '깨진 달걀' 유통

<앵커>

폐기해야 할 깨진 달걀이 시중에 대량 유통되고 있는 실태 연속보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불량 달걀을 비위생적으로 가공해 불법 유통해온 양계장들이 알고 보니 해썹 인증을 받은 업체들이었습니다.

G1 이청초 기자입니다.

<기자>

깨진 달걀의 껍질만 제거해 액란을 만드는 양계장.

작업자 모두 별도의 소독이나 위생복도 착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액란 작업을 합니다.

양계장 측은 당일 낳은 달걀이어서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정말 그럴까.

녹색 식품안전연구원이 정상 달걀과 깨진 달걀의 세균 증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정상 달걀과 깨진 달걀 모두 세균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72시간이 지나자 깨진 달걀에서만 일반 세균수가 1500에서 3000마리까지 증식했습니다.

[이학태/녹색식품안전연구원장 : 세척을 하더라도 파란(깨진 달걀)은 오히려 더 오염이 발생할 수 있어요. 위생적인 환경이 아닌 곳에서 액란을 만들 때에는 아무래도 교차 오염이라는 게 발생해요. 대단히 위험합니다.]

더 충격적인 건 액란 불법 제조 양계장 모두 정부로부터 이른바 '해썹' 인증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해썹은 원재료 생산부터 소비자의 최종 섭취까지 각종 위해요소가 혼입되거나 오염되는 걸 막기 위한 '식품 안전관리 인증 기준'입니다.

결국 식품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 곳에서 오히려 비위생적으로 달걀을 가공하고 불법 유통한 겁니다.

[불법 액란 가공 양계농장 : 살균처리를 뭐 하는 게 없죠. 몇 판 안 나오니까 그냥 손으로 깨죠. 껍질이 떨어지지 않게 깬다고요.]

해썹 인증 시설에서 불량 달걀이 가공돼 시중에 버젓이 유통되고 있지만, 관리 감독을 해야 할 행정당국은 기본적인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수 G1·심덕현 G1, 그래픽 : 이민석 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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