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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②] 일도 안 하고 '20년째 월급 따박따박'…'족벌 사학' 실태

<앵커>

저희 SBS의 탐사보도 팀 끝까지 판다는 유치원부터 초중고, 대학교까지 이어지는 사학비리 의혹들을 오늘(14일)부터 파헤칩니다. 방금 보신 것처럼 사학들이 잘못한 걸 당국이 잡아내더라도 버티고 무시하면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일가친척이 가득 들어찬 한 사학재단 이야기로 뉴스 시작해보겠습니다.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학교법인 송곡학원, 1960년대 설립돼 송곡여중, 송곡여고, 송곡고 그리고 송곡관광고 등 4개 학교와 송곡대학교를 갖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2011년 송곡고 감사에서 일은 안 한 채 20년간 월급만 챙긴 한 직원을 적발합니다.

월급뿐 아니라 연가 보상비와 성과 상여금까지 모두 3억 5천만 원을 받은 이 직원은 송곡학원 설립자의 둘째 아들이었습니다.

학교는 아들 채용을 위해 경력을 꾸몄고 행정실장은 자신의 손가락으로 지문인식을 해 아들이 근무한 것처럼 조작했습니다.

20년씩이나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건 학교 핵심 요직에 설립자 일가가 포진했기 때문입니다.

[학교 관계자 : (지금 교장 선생님이?) 왕○○ 교장 선생님. 막내 동생요. (첫째 딸인 교장 선생님은요?) 그만뒀어요. (장남이신 분은 송곡관광고 교장으로 계시나요?) 아니요. 장남은 다른 데로 갔어요. 대학(총장)으로인가?]

숨진 설립자 왕 모 씨와 퇴임한 왕 씨의 부인 이 모 씨 그리고 장녀, 차녀 모두 학교장과 총장을 지냈고 현재 장남은 송곡대 총장, 3녀는 송곡대 부교수, 3남은 송곡고 교장, 4녀는 송곡관광고 교사입니다.

설립자의 며느리 2명은 교사고 대학교와 학교 행정실에도 친인척이 있습니다.

[김형태/전 서울시 교육위원 : 자기들만의 가족주의 혈연주의. 폐쇄적이고 권위적이고 그러면 온정주의가 작동되잖아요. 좋은 게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온갖 비리가 거기서(나와요).]

친인척 채용은 3대로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2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송곡여고 정규직 교사로 채용된 사람은 설립자의 손녀였습니다.

당시 송곡여고 교장은 합격한 교사의 이모였는데 교장이 면접위원으로 직접 참여한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해 송곡학원은 면접에 참여한 건 사실이지만, 전형 과정은 공정했고 설립자 가족이 학교에 많이 있는 건 과거에는 유능한 인재 채용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사립학교 법인 이사장과 6촌 이내 친인척 관계인 사람이 근무하는 학교는 전국 291개, 친인척 수는 398명에 달했습니다.

이마저도 자진 신고한 것만 집계한 것이어서 실제 근무하는 친인척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강동철·이찬수,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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