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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개발 낙뢰보호기?…알고 보니 300원짜리 中 부품

<앵커>

공공기관이나 발전소에는 낙뢰 피해를 막기 위한 보호기를 설치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한 업체가 납품해온 수십만 원짜리 낙뢰보호기에서 사고와 불량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핵심 부품이 중국에서 300원에 들여온 거라는 고백도 나왔습니다.

TJB 박찬범 기자가 기동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북의 한 고등학교 분전함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낙뢰보호기를 설치한 지 불과 1주일 만에 터져버린 겁니다.

[임경순/해당 낙뢰보호기 설치업자 : 깜짝 놀랐죠. 큰일 날뻔했죠. 수십억 대의 장비가 화재가 날 뻔했던 아주 큰 사건이었습니다.]

인천 영흥 화력발전소에서도 통신장애가 발생했는데 두 곳 모두 같은 업체에서 만든 낙뢰보호기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이 업체 내부 자료입니다.

1년 2개월 동안 확인된 불량만 57건.

이 업체는 2009년부터 발전소 등 공공기관 등에 낙뢰보호기를 개당 70만 원에 납품해 27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업체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흰색 가스방전관 소자'가 핵심 부품이라고 소개합니다.

하지만 이 업체의 전 영업팀장은 중국에서 단가 300~400원에 수입 가능한 부품이라고 털어놓습니다.

[해당 업체 前 영업팀장 : 중국산 제품 한 300원 정도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요. 그대로 사 가지고 세계 최초로 개발한 흰색 가스방전관 소자다. 기만을 했죠.]

전북의 한 연구소에서 이 제품을 분해해 봤습니다.

300~400원짜리 중국제 가스방전관과 고무 덩어리로 채워져 있습니다.

[A 대학 전기에너지과 교수 : 낙뢰가 치거나 하는 곳에 전력용으로 쓰는 소자가 아니고, 이런 것들은 CCTV이라든지, 전압이 낮은, 그런 쪽에 쓰는 소자들입니다. 산업안전부품에 이게 들어가 있다, 이런 부분들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하지만 업체 대표는 국내외 인증을 통과했다고 해명합니다.

[김 모 씨/개발업체 대표 : 기술에 대한 실체를 비전문가들이 논하는 것에 대해서 이 사건 자체가 실질적인 범위를 떠났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 씨가 기술을 인정받았다는 미국의 안전 규격 UL의 인증서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3kA까지만 견딜 수 있다고 쓰여 있는데 낙뢰 같은 40kA 이상의 고전압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 제품은 지금도 국내 주요 공공건물에 설치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경한 T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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