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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60대 소비성향 '뚝'…지갑 못 여는 이유

<앵커>

친절한 경제 월요일의 남자 한승구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어서 오세요. 더 빠른 경우도 많지만 은퇴할 나이 60세 정도 되면 유독 돈을 덜 쓰게 되는, 돈 쓰는 걸 주저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게 우리나라만 특히 더 그런다고 그래요?

<기자>

네, 60대 이상이 다른 나라보다 돈을 잘 못 쓰고 살더라는 얘기입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국회의원들 활동하는 데 참고하라고 경제 전망을 내 놨는데 거기 들어있는 내용입니다.

소득에서 세금이나 보험료 빼고 남은 돈, 가처분 소득입니다. 말 그대로 처분 가능한, 저축을 하든 소비를 하든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돈인데요, 가처분 소득 중의 저축 말고 소비하는 데 쓰는 돈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본 겁니다.

미국과 일본을 연령대별로 한 번 보면요, 통상 2~30대는 소득이 적고 써야 되는 돈은 있기 때문에 이 비율이 높습니다. 그리고 4, 50대가 되면 소득도 늘고 저축도 늘기 때문에 평균 소비 성향은 낮아지죠.

그리고 60대가 되면 다시 소득이 줄면서 소비에 쓰는 돈의 비율은 올라갑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보면 안 그래요. 40대 때 가장 높았다가 50대에 확 꺾이고, 60대 이상이 되면 더 떨어져서 67.2%가 됩니다.

전 연령대에서 평균소비성향이 가장 낮고요, 미국 일본이랑은 사실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결국 우리나라에 사는 60대 이상 연령층은 미국 일본에 사는 고연령층보다 훨씬 더 저축을 많이 한다. 좋은 거 먹고 좋은 거 입는 데 돈을 잘 못 쓴다는 얘기가 됩니다.

<앵커>

우리나라 고령층 특히 돈을 많이 모은다는 얘기인데, 왜 이렇게 돈을 모을까요?

<기자>

예산정책처가 추정한 내용은 이겁니다. 이렇게 오래 살게 될 줄 몰랐다는 겁니다. 1990년에는 아기들이 새로 태어나면 평균 70세 정도 살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런 걸 기대수명이라고 하는데 2020년에는 이게 83세까지 올라갑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40년대, 50년대에 태어난 분들이 노후 준비를 못 해 놓으니 나이 먹어서도 계속 저축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그런데 또 심각한 게 있습니다. 보통 60세 이상이 되면 어느 나라든 대체로 소득이 줄긴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만큼 소득이 급격하게 많이 줄지는 않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보면 60세 이상 가구의 한 달 가처분 소득이 264만 5천 원인데 전체 가구의 64%밖에 안 됩니다.

미국은 65세 이상을 봐도 이 비율이 94%, 독일도 88%입니다. 유럽 복지 국가들 중에는 이 비율이 100%를 넘기도 합니다. 고령층이 가처분소득이 더 많은 거예요.

그런데 우리 나라는 소득도 갑자기 확 줄어들고 그나마도 다 못 쓰고 저축도 해야 하니까 그만큼 생활이 빠듯한 겁니다. 특히 고령층의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입니다.

금융자산 비중이 20%가 안 돼서 그만큼 현금화가 어렵고 실제 쓸 돈은 없는 건데 이것도 정상은 아니죠. 1955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시작 세대들이 내후년 65세가 돼서 본격적인 노인 인구로 분류됩니다.

우리가 경제가 성장한다고 얘기할 때 민간 소비가 얼마나 일어나는지가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래서 우리나라의 이런 고령 인구 소비 성향은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매우 크다. 이렇게 보입니다.

<앵커>

고령화 사회에 이미 진입해 있는 우리나라에서 노인들이 돈을 안 쓰면 문제가 될 수 있겠네요. 한 기자 월요일이니까 이번 주 경제 분야 이슈도 짚이 주시죠.

<기자>

모레(31일)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요. 산업활동 동향이나 물가 동향 같은 것도 나오는데 아무래도 주식 시장을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미국 시간으로 금요일, 다우, 나스닥 또 많이 떨어졌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토요일 새벽에 장이 끝난 거니까 우리 시장은 오늘 이 영향을 받을 걸로 보입니다.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는 13% 넘게, 코스닥은 20% 가까이 주가가 빠졌습니다.

전 세계가 다 안 좋다고 하지만, 우리는 특히 더 안 좋고, 이전에 전 세계 호황일 때도 우리는 별로 좋았던 적이 없어서 충격이 더 큰데요, 미국 중국 무역 분쟁이 길어지면서 두 나라 기업들 사정이 안 좋아질 것 같으니까 전반적으로 많이 팝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양국 무역 비중이 높고 이제 금리도 올릴 것 같은데 그럼 경기는 안 좋아질 것 같고, 반도체 하나 좋은데 지금이 고점이다. 논란도 있고 그래서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거의 5년 만에 제일 많이 주식을 팔았습니다. 지금 외환 보유고나 시장에서 보는 국가 부도 위험에는 아직 별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미·중 분쟁이 길어지는 와중에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나 그다음 달 추가 금리 인상 같은 게 있어서 당분간은 좀 어려워 보인다는 거고요. 조만간 2천 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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