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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격자가 동메달?…'200억 예산' 기능대회, 공정성 시끌

<앵커>

우리 사회의 공정성 문제 한 가지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전국기능경기대회는 국제 기능올림픽에 나갈 국가대표를 뽑는 대회입니다. 국가대표가 돼서 국제대회에 나가 우승하면 병역면제 혜택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수상한 점이 곳곳에 보입니다.

이 내용은 권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국기능경기대회 첫째 날, 요리 분야 대회장입니다. 지역별 대표 선수 33명이 갈고닦은 실력을 겨루는 자리입니다.

마감 시간이 되자 선수들은 작품 두 접시는 심사대에, 한 접시는 전시대에 올려놓습니다.

경기를 마친 다른 선수들은 사진을 찍거나 짐을 싸고 있는데, 한 선수는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종료 30여 분 뒤, 밖에 나갔다 들어온 이 선수는 자신의 조리대에 있던 작품을 전시대에 올려놓습니다.

규정대로라면 실격인데 이 선수가 동메달을 받았습니다.

[대회 참가선수 : 실격 선수가 어떻게 점수가 나오지 라는 생각을 했어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일부 선수들은 심사위원장을 찾아갔습니다.

[참가선수/수상자 발표 당일 녹취 : 제출 안 했잖아요.]

[심사위원장/수상자 발표 당일 녹취 : 했잖아요. 사진이 있다니까요.]

[참가선수/수상자 발표 당일 녹취 : 체크 안 하신 거잖아요.]

[심사위원장/수상자 발표 당일 녹취 : 체크했죠. 안 했겠습니까.]

격렬한 항의가 이어지면서 발표 약 8시간 만에 메달 취소 공지문이 텅 빈 대회장에 붙었습니다.

하지만 대회에 대한 예비 기능인들의 신뢰에는 큰 상처가 생긴 뒤였습니다.

[대회 참가선수 : 지금까지 쌓아왔던 게 처참히 한 번에 무너지니까. 다른 걸 생각해봐야 하나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허무했어요.]

대회를 주최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관리감독해야 하지만, 올해는 경기장에 감독관도 없었습니다.

[설훈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 심사 위원들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를 하고, 잘못된 부분들은 비리가 있다 생각되는 부분들 다 정리하도록…]

한해 200억 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기능분야 국가대표 선발대회, 공정성 의심을 자초하지 않도록 엄정한 관리가 시급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설치환,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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