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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아빠가 새겨준 문신 덕분에…42년 만에 극적으로 만난 삼남매

[뉴스pick] 아빠가 새겨준 문신 덕분에…42년 만에 극적으로 만난 삼남매
2002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 그곳에 사는 마흔 네살 사라 존스 씨의 원래 이름은 '윤 현 경'입니다. 현경 씨는 지난 14일,  9천4백 km 떨어진 서울까지 날아왔습니다. 1976년 생이별한 친오빠 윤태훈 씨와 윤기태 씨를 만나기 위해섭니다.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이들 남매는 1975년 전주 보육원에 맡겨졌고, 그 이듬해 현경 씨만 홀로 미국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습니다. 생사도 모른 채 이역만리에서 각자 바쁘게 살아오던 삼남매가 40대 중후반의 나이에 극적으로 서로를 찾을 수 있었던 건, 아버지가 이들 남매의 팔에 새겨 넣은 문신 덕분이었습니다.

큰오빠인 49살 태훈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가정형편 때문에 우리를 보육원에 보내야 했습니다.  헤어지기 전에 마음을 먹고, 우물가에서 우리들의 왼팔에 문신을 새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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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밑에 점 4개를 그린 문신. 그건, 아버지와 태훈, 기태, 현경 삼남매를 상징하는 표식이었습니다. 하지만 팔에 큼지막하게 새겨진 문신은 삼남매에게 좋은 기억만은 아니었습니다.  문신 때문에 "불량스런 아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이 문신으로 동생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한국에 남은 형제는 버리지 않았습니다.

막내인 현경 씨의 문신은 지워졌습니다. 미국인 양부모가 종교적인 이유로 문신에 거부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양부모는, 문신에 대한 현경씨의 기억은 지우지 않았고, 늘 "너의 문신엔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얘기해 줬습니다. 현경씨는 최근까지도, 그 문신이 어렴풋이 중국식 문양이라고만 여겼을 뿐 오빠들을 다시 찾는 계기가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헤어진 피붙이를 찾고 싶었던 현경씨는 온라인으로 전국 미아 실종가족 찾기 시민의 모임에 접촉했습니다. 왼쪽 팔에 십자가와 점 네 개 문신이 있었다는 정보와 함께 자신의 사연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5월 23일, 현경 씨의 사연이 올라온 SNS에 그녀의 가족을 알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습니다. 큰오빠 태훈 씨의 중학교 친구가, 예전에 들었던 그들의 가족사를 기억하고 있었던 겁니다.

지난 14일 서울에서 열린 윤씨 삼남매의 가족 상봉식에서 현경 씨는  "한국 입양인들은 친부모를 찾는 게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다"며 "저를 계기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헤어진 가족들이 많이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뉴스pick] 아빠가 새겨준 문신 덕분에... 42년만에 극적으로 만난 삼남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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