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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아오른 도로' 폭염 때문이라더니…결함 알고도 방치

<앵커>

지난여름 고속도로가 솟아올라서 자동차 수십 대가 파손된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 도로공사는 폭염 때문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이미 수년 전 도로 하자를 발견하고도 방치했던 게 근본 원인이었습니다.

민경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터널 앞 도로가 솟아올라 있고 차량 53대 타이어가 줄줄이 파손됐습니다. 지난 6월, 부산울산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사고입니다.

당시 한국도로공사는 무더위로 도로가 팽창한 걸로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근본 원인 따로 있었습니다.

9월 도로공사 내부 보고서입니다. 사고 원인 맨 윗줄이 '교대 협착'입니다. 도로 팽창에 대비해 여유 공간을 뒀어야 할 이음새가 막혀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 하자를 도로공사는 이미 2014년 10월 민간 고속도로 업체에 통보했습니다. 4년 가까이 방치되다가 사고가 난 겁니다.

이렇게 도로공사가 민간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도로라서 통보에만 그친 하자는 지난 5년간 2천2백여 건에 달합니다.

다리의 상판을 지지하는 부분이 파손되는 등 심각한 하자들도 있습니다.

[조원철/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 : 거더(다리 상판 세로 빔) 균열은, (거더는) 교량 구조물이거든요. 이 하자는 교량이 붕괴한다든지 하면 굉장히 문제가 되고…]

도로공사는 통보로 의무를 다했다는 입장입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 (우리는) 수탁받은 업체라고 볼 수 있잖아요, 발주처가 아니고. 하자를 처리해야 하는 주체가 민자 법인이거든요.]

통보된 하자가 고쳐지지 않을 때, 누가 어떻게 챙기고, 책임질지 법적 공백 상태라는 지적입니다.

[김철민 의원/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 도로 이용자들은 비싼 통행료를 내고도 위험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안전조치가 즉각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내년 1월부터 민자 도로의 유지 관리 상황을 국토부가 국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한 게, 지금까지 나와 있는 유일한 대책인 실정입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공진구,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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