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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 삼성 차명 부동산 의혹, 국세청은 정말 몰랐을까 (2일차 다시보기)

SBS뉴스

작성 2018.10.11 22:5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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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판다①] "국세청도 성우레져 수상한 자금 포착"…그런데 추적 왜 멈췄나?
   
<앵커>

저희는 어제(10일)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여의도 크기만 한 땅이 삼성 고위 임원들과 성우레져라는 회사를 거쳐서 이재용 부회장이 대주주인 에버랜드로 싼값에 넘어갔다고 전해드렸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삼성 오너 일가가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부를 세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시 국세청은 이런 일을 정말 모르고 있었던 건지 오늘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정성진 기자입니다.

<기자>

성우레져는 보유 토지를 에버랜드에 임대한 것 말고는 별다른 활동이 없다가 법인 설립 6년 만에 땅을 에버랜드에 팔고 청산했습니다.

법적으로 에버랜드와 무관한 회사였지만, 국세청은 한동안 성우레져를 주시했다고 전직 국세청 관계자는 털어놨습니다.

[전직 국세청 관계자 : 국세청 내에서도 그게(성우레져가) 몇 번 이렇게 재탕, 삼탕 됐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2011년 에버랜드 정기 세무조사에서도 성우레져 문제가 거론됐습니다.

성우레져의 토지 매각 대금은 570억 원.

이 가운데 에버랜드 임대 보증금과 경비를 제외한 190억 원이 성우레져 주주 개인 계좌로 각각 입금됐습니다.

국세청은 일부 계좌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이 돈이 한꺼번에 움직인 정황을 포착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용인 땅 판) 대금으로 받은 돈들이 일시에 또 인출됐다, 그 자체가 비상식적인 거 같고. 그건 처음부터 군사작전 하듯이 차명 부동산을 통해서 에버랜드 쪽에 넘기면서 결국 뭐 절세가 목적이 아니었을까.]

에버랜드 내부 문건을 보면 에버랜드도 국세청이 계좌추적을 통해 자금의 최종 귀속 처를 확인하는 걸 걱정했지만, 국세청은 거기서 멈췄습니다.

이 돈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갔는지 추적하지 않았고, 검찰에 고발하지도 않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안창남/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 : 모든 원천을 다 밝혀서 그 돈이 누구 (돈)인지를 다 밝혀내야 될 책무가 과세 관청에 있습니다. 그냥 이렇게 무시하고 갈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세청은 성우레져의 토지 매각을 법인 간 통상적인 거래로 판단했다면서도 SBS 보도로 차명 부동산 의혹이 제기된 만큼 성우레져와 에버랜드의 거래가 적절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김남성, 영상편집 : 이재성) 
 
▶ [끝까지판다②] 전 삼성관계자 "세무조사 중 국세청-에버랜드 고위직 간 만남"
    

<앵커>

석연치 않은 부분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011년 에버랜드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뤄지고 있을 때 국세청 간부와 에버랜드의 고위 임원이 만나서 에버랜드에 땅 판 회사, 성우레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겁니다.

그 자리에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 계속해서 김지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에버랜드 내부 문건 중 '성우레져 현황'이란 문서는 2011년 2월 25일 작성됐습니다.

국세청의 에버랜드 정기 세무조사가 막바지에 달했을 시점입니다.

왜 이때, 문건이 작성됐을까.

전직 삼성 관계자는 문건 작성 하루 전날인 2월 24일, 서울지방국세청 세무조사 담당 간부와 에버랜드 고위 임원이 만났다고 취재진에게 전했습니다.

국세청 간부가 요청해 만난 것으로 안다고 했습니다.

국세청 간부가 이 자리에서 에버랜드 임원에게 "성우레져와 이건희 회장의 한남동 자택 관리비, 이 두 가지를 털고 가자"고 말했다는 겁니다.

실제 만남이 있었는지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을 찾아가 확인해 봤습니다.

국세청 간부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없고, 에버랜드 임원을 만난 기억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성우레져는 들어봤다고 했습니다.

[전직 서울지방국세청 간부 : 그거 여러 군데서 손을 댔던 부분이 많았던 내용 아닌가. (어떤 부분요? 성우레져 부분? 에버랜드 부분?) 성우레져 부분이겠지. 본청(국세청)부터 시작해서, 본청 조사국 법인납세국, 재벌 관련…]

국세청 다른 부서에서 성우레져를 조사했지만, 과세가 어려웠다는 말도 했습니다.

[전직 서울지방국세청 간부 : 과세를 할 수 있었으면 안 했을까요? 이건희 회장 상속세는, 이 돈이 이건희 회장에게 갔다는 게 입증이 돼야 되는 거잖아, 그게 안 되는 거지.]

반면, 에버랜드 임원은 당시 누가 먼저 만나자고 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세무조사 도중 국세청 간부를 만난 적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직 에버랜드 고위 임원 A 씨 : 조사를 몇 달 받다 보면 사무관하고 이야기가 안 되는 게 있으면 위에 간부하고도 이야기하고, 또 위에서 간부가 보고를 받다가 설명이 안 되면 와서 설명을 해달라는 것도 있고 그래요.]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국세청 간부의 직속 상관은 자신은 관련 보고를 받지 못했다면서, 세무조사 막판에 국세청 간부가 조사 대상 기업 임원을 만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했습니다.

[전직 서울지방국세청 고위 간부 : 업무 내용을 가지고 간부가 임원을 직접 불러 가지고 뭐 이렇게, 이렇게 해명하라 이렇게 할 순 없어.]

국세청 내부규정은 조사 대상 기업에 해명을 요구할 때에는 정식 요건을 갖춰 서면으로 하게 돼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김남성, 영상편집 :이승열, VJ : 김준호)  

▶ [끝까지판다③] 국세청이 털고 가자던 '두 가지'…삼성, 면담 후 신속 대응
  
<앵커>

방금 보신대로 국세청 간부가 에버랜드 임원에게 털고 가자고 했다는 성우레져와 이건희 회장 자택 관리비, 이 두 가지에 대해서 삼성은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삼성이 어떻게 대처했는지는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국세청 면담 다음 날인 2011년 2월 25일 에버랜드가 작성한 걸로 보이는 문건입니다.

문서 제목은 '성우레져 현황'과 '한남동 주택 관리비 소명'. 당시 국세청 담당 간부가 "소명해야 세무조사가 끝난다"고 했던 사안들입니다.

이건희 회장을 지칭할 때 '회장님'이라고 한 다른 내부문건들과 달리 소명자료란 문건에서는 '회장'이라고 한 걸로 보면 외부 제출 용도로 추정됩니다.

당시 에버랜드의 한 임원은 이 문건을 기반으로 국세청 조사팀에 소명했던 기억이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전직 에버랜드 임원 B 씨 : 그런 사람들한테 자료를 주고 설명하고 하는 거야. 제가 실무자니까 했겠지만, 다른 거까지는 제가 내용을 잘 모릅니다.]

'성우레져 현황' 문건이 국세청 면담 바로 다음 날 작성된 걸 보면 에버랜드가 성우레져 내부 사정을 늘 파악해 놓고 있었다는 방증입니다.

[홍순탁/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 아무런 관련이 없는 회사인데 땅을 판 사람(성우레져)의 세무 이슈를 땅을 산 사람(에버랜드)한테 물어본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하면 사실상 그 토지를 산 게 아니라, 사는 형식을 취했지만, 예전부터 에버랜드가 관리했던 토지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국세청은 에버랜드의 소명 이후 어떤 조치를 했을까? 세무조사가 끝난 뒤 작성된 에버랜드 내부 문서에선 성우레져나 한남동 주택 관리비 관련 과세 내역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안창남/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 : 비자금을 만드는 그런 루트거든요. 돈거래를 하는 도중에 이렇게 돈이 공중에 뜬 돈들은 나중에 추적하다 보면 어디 연못 같은 데 다 저장되듯이 거기 다 들어가 있습니다. 그것을 과세관청이 정말 집요하게 추적할 필요는 있는 거죠.]

(영상취재 : 조창현·주용진, 영상편집 : 우기정)      

▶ [끝까지판다④] "덮은 것 아니다" 국세청, 성우레져 관련 과거 기록 재검토

<앵커>

이 내용 취재한 이병희 기자와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Q. 삼성과 국세청의 부적절한 만남 이후 혹시 덮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법도 한데 국세청은 뭐라고 설명하나요?

[이병희 기자 : 국세청은 덮은 건 아니라고 합니다. 당시 토지 매각은 법인과 법인 간의 통상적인 매매로 봤기 때문에, 국세청으로서는 당시 자금 흐름까지 볼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Q. 그렇다면 성우레져가 에버랜드에 땅 팔고 받은 돈이 누구에게 갔는지 최종 목적지를 확인하면 모든 게 명확해지는 거 아닌가요?

[이병희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땅을 판 돈이 성우레져 주주들의 손에 정말로 쥐어졌다면 별문제가 없겠죠. 하지만 돈의 종착점이 이건희 회장이라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회장에게 돈이 갔다면 차명 부동산이라는 게 명확해지는 것이고 결국 이번 토지 거래가 총수 일가의 증여나 상속 수단이었다는 게 확인되는 겁니다.]

Q. 앞서 국세청도 이 거래가 적절했는지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 움직임이 있나요?

[이병희 기자 : 현재 국세청은 성우레져와 관련한 과거 기록을 찾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성우레져 주주에게 분배된 자금을 조사할 근거가 있는지 검토하고,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면 조사를 통해 돈의 최종 목적지를 확인하고 추가적으로 당시 매매 대금이 적절했는지도 적극 살펴보겠다는 입장입니다.]         

▶ [끝까지 판다] 삼성 차명 부동산 의혹…'여의도 면적' 수상한 거래 (1일차 다시보기)